사람 안 변한다 2026년도.
2026년 일출을 보려고 알람까지 해놓고 비몽사몽 일어나 우리 집에서 유일한 일출장소인 싱크대 창문 앞에 앉았다. 커피 한잔을 손이 쥔 채 떠오르는 태양을 기다렸다. 기다리던 태양이 뜨고 소원 몇 가지를 빌었다. 멍하게 싱크대 앞에 들어오는 아침햇살을 보는데 뭘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휴일은 잠으로 오전 시간을 다 쓰지만 오늘은 허기가 잠을 이기고 있었다.
새해 첫날 첫끼를 시리얼이나 빵으로 때울 수는 없었다. 냉장고에 당근과 양배추가 있었다. 계란도 몇 알 꺼내놓고 보니 딱 김밥재료다. 당근을 채 썰고 양배추는 채 썰어 소금을 뿌려 잠시대기시켰다. 계란말이를 만들고 당근을 볶았다. 양배추는 헹궈서 물기를 짰다. 꼬다리를 많이 먹고 싶어서 삼각김밥 김을 꺼냈다.
새해 첫날부터 김밥이라니. 2025년 버킷리스트에 새로운 음식 10개 먹어보기라고 적었지만 늘 먹는 것만 먹고 있다. 그리고 김밥은 언제 먹어도 맛있는 음식이고 속재료만 바꿔주면 물리지도 않는다. 올해의 시작을 김밥으로 했으니 아마 올 한 해도 김밥을 사랑하는 한 해가 될 것 같다.
올해는 김밥처럼 겉은 까맣더라도 나만의 색을 뽐내며 조화를 이루며 살 수 있는 아량이 있기를, 나에게 무해한 것들로 나의 허기진 몸과 마음을 채울 수 있기를. 주위를 둘러보고 내 것을 나눌 혜안이 생기길 바란다. 무엇보다 한결같이 김밥에 진심인 나라서 다행이다. 그래 김밥은 항상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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