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다시
우리 집에서 함께 살고 있는 고양이 겨울이는 고양이 인척 하는 아주 내향적인 사람 같아서 밤이고 낮이고 그냥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산다. 새벽 두시건 세시건 상관없다. 들어오고 싶다고 울고 들어오면 나고 싶다고 운다. 나는 아침 7시면 출근 준비를 마치고 집을 나선다. 새벽에 몇 번 깨고 나면 그날의 컨디션은 바닥을 친다. 요가를 다니고 몸을 쓰는 운동을 거의 하지 못해서인지 몸이 무거웠다. 몸이 힘드니 누웠다 일어나는 것도 힘들었고 결국 방문을 열고 잠을 청했다. 다음날 아침에 목이 따끔거리고 아파왔다. 그렇게 목감기가 나에게 왔다. 알레르기로 콧물이 나고 감기로 목이 부어 물을 삼킬 수도 없었다. 일주일정도 몸이 힘들어 약을 먹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지만 겨울이는 나의 감기 따위에는 멈추지 않는 고양이었다. 보름정도 지나자 컨디션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요가도 감기로 며칠 빠지게 되었고 결국 12월은 접수를 하지 않았다. 요가도 운동도 못하면서 또 일주일이 지났지만 감기는 차도가 없었다. 12월 중반이 되어서야 감기가 꼬리를 내렸다. 퇴근 후 짧은 운동으로 땀은 냈지만 수면양말과 목수건, 털조끼를 입고 잠자리에 들었다. 이렇게 나의 요가수업은 끝이 났다. 사실 12월은 많이 바쁘기도 해서 고민이 많았다. 요가도 하고 싶고 운동도 해야 하고 회사일도 물론 잘 마무리를 해야 해서 어쩌면 감기라는 핑계가 필요했는지도 모른다.
요가를 하는 두 달 동안 결석도 한번 없었고 일찍 가서 몸을 풀고 잘하지는 못해도 열심히 하는 나 자신이 대견스럽기도 했다. 몸은 하나인데 하고 싶은 것도 많고 또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결국 미완성이라면 미완성인 채로 요가수업은 더 이상 가지 않게 되었다. 아쉽기도 하지만 배운 것도 많다. 잘못된 내 자세를 적나라하게 알게 되었고 V 자인 내 고관절은 L자가 되었다. 가끔 유튜브를 보면서 혼자 요가동작을 따라 할 수 있는 손톱만 한 자신감도 생겼다. 무엇보다 전문가의 손길을 받고 올바른 자세와 잘못된 자세를 몸으로 느낀 것이 제일 큰 수확이다. 언젠가 또 요가를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지만 지금은 그동안 하지 못한 운동으로 늘어난 체중을 바로 잡는 게 우선인 것 같다. 물론 몸무게가 주는 직관적인 숫자가 중요하지는 않지만 나만 느끼는 미묘한 눈바디의 차이는 어쩔 수 없다.
요가수업을 다니면서 즐겁기도 했지만 움직여주지 못하는 내 몸뚱이가 원망스럽기도 했다. 그래도 열심히 한 나 자신을 칭찬한다. 이렇게 내 인생의 첫 번째 요가는 끝이 났다. 또 언젠가 요가 경력자라 큰소리를 치며 다시 배우러 갈 나를 상상하며 오늘도 고관절을 펴본다. 시간이 지나 물구나무도 서고 허리도 쉽게 꺾을 그날을 고대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