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속이 좋지 않다.
속이 메슥거리고 음식을 쳐다보기만 해도 구역질이 나려고 한다.
며칠 동안 복직 문제로 골머리를 앓아서일까.
겨우 나았다 싶었던 위장병이 재발했다.
8월 31일까지 휴직을 신청해 두었는데 남은 2학기에도 휴직을 할 것인지 결정해 달라고 연락이 왔다.
초등교사 살인사건 이후로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정신적 어려움으로 인해 휴직했다가 복직하는 경우에는 교육청에서 복직 여부를 심사를 하는 것 같았다.
아무 생각도 없던 나는 적잖이 당황했다.
그날부터 수많은 생각들이 머리를 맴돈다.
내 결정에 따른 결과들을 떠올려본다.
어디에 가치를 더 두어야 할지 알 수 없다.
한, 두 달 정도 연장을 하는 거라면 고민을 할 이유도 없다.
하지만 직업 특성상 휴직은 6개월 단위로 해야 한다.
만약 휴직을 연장하게 되면 내년 2월 말까지는 꼬박 쉬어야 한다.
그동안의 가정경제를 생각해 본다.
나의 휴직이 아이에게 도움이 될지도 생각해 본다.
돈이야 덜 벌고 덜 쓰면 된다.
하지만 나의 휴직이, 아이가 나에게 더 의존하는 원인이 되지 않을까?
우리 반 아이들도 눈에 밟힌다.
2학기에는 꼭 돌아가겠다고 했는데.
그래서 같이 실컷 놀자고 했는데.
갈 때 텐텐 꼭 사갈 거라고 약속했는데.
그러다 문득 깨닫는다.
'휴직을 하는데 왜 나에 대한 고려는 없지?'
내가 복직을 하는 건데도 내가 어떤지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본인이 제일 나중인 사람'이라는 상담사의 말이 떠오른다.
어제 만났던 친구의 말이 생각난다.
"본인도 상태가 안 좋다면서 왜 남 생각만 해. 그냥 본인 생각만 해. 내가 할 수 있을까가 중요하지 애랑 돈이 우선은 아니잖아."
그 말이 진짜 고마웠는데.
곰곰이 생각해 본다.
내 마음이 답해준다.
'못 하겠어.'
설거지하느라 서있는 것도 힘에 부치는 인간이 수업을 하고 아이들 사이의 이런저런 에피소드들을 관리, 감독할 수 있을까.
휴직 전, 아이들한테 웃으면서 손 흔들어 주는 것도 버거웠던 인간이 수업, 학교일, 학생관리를 하면서 일주일에 두, 세 번씩 딸내미, 아들내미를 데리고 병원이며 상담센터를 돌아다닐 수 있을까.
'못해. 못 하겠어.'
그러자 또 다른 마음이 묻는다.
'그런데 네가 그 정도로 힘들어?'
내가 나를 몰아세운다.
남들도
"그동안 정말 힘들었겠다. 옆에 있으면서도 몰라서 미안하네. 그런데 너 정말 잘했어. 헌신적인 엄마였고 좋은 엄마였어. 애들한테 정말 잘했잖아."
라고 말해주는데, 나만 나를 폄하한다.
'꺼져, 좀.'
그 생각에게 말한다.
정말로 힘들든 아니든, 내가 나를 뭐라고 몰아세우든, 나는 쉬어야겠다.
못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