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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기열 KI YULL YU Jun 02. 2020

클레오파트라 신혼여행지 파묵칼레

파묵칼레는 이집트여왕 클레오파트라와 로마권력자 안토니우스의 신혼여행지다. 온천과 석회암테라스가 유명하여 주변의 히에라폴리스(Hierapolis)와 함께 유네스코가 1988년에 세계유산(World Heritage Site)으로 지정하였다.  


나는 카파도키아에서 야간버스를 10시간 타고 파묵칼레에 갔다. 버스 속에서 잠 못 이루는 하룻밤의 지루함과 피곤함은 파묵칼레의 신비하고 아름다운 풍경을 보는 순간 언제 그랬냐는 듯 싹 사라졌다. 이런 맛 때문에 배낭여행을 하는가 보다.


파묵칼레는 Pamuk(Cotton)과 Kale(Castle)의 합성어로 "목화(木花)의 성(城)"이다. 솜꽃으로 쌓은 성처럼 보인다는 데서 유래된 이름이다. 


왼쪽부터; 파묵칼레의 계단식 석회암과 노천 온천,  온천을 즐기은 관광인파, 안에 클레오파트라풀이 있는 앤티크풀전경


숨을 고르고 설핏 보니 석회바위층이라기보다는 빙하(Glacier) 또는 만년설이나 소금으로 이루어진 계단식 산간고원(山間高原)처럼 보였다. 그 위 곳곳에 푸른 듯 파란 듯 보이는 크고 작은 온천이 아름다움과 경이로움을 더했다. 


걸으면서 구경하다보니 때로는 하얀 구름 사이로 파란 하늘이 내려앉은 듯 했다. 어떤 곳은 눈처럼 하얀색에 연하디 연한 푸른 빛깔이 살짝 배어 어찌나 고운지 한 자락 잘라 신부의 웨딩드레스를 만들고도 싶었다.

그런가 하면 겨울철 빙벽타기 애호가들이 눈독을 드릴만한 하얀 절벽도 보였다. 더러는 한국농촌산간의 눈 덮인 다랑이 논 같은 곳도 있어 정겨웠다. 


온천수는 탄산칼슘 등 여러 가지 미네랄이 풍부하여 피부병, 신경통, 심장질환 등에 좋다고 하여 예로부터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즐겨 찾았다고 한다. 수온은 생각보다 낮아 35℃ 안팎으로 미지근하다. 맨발로는 누구나 석회바위 위를 걸을 수 있고 온천물에 들어가 발도 담그거나 수영도 할 수 있어 더욱 좋다. 이때는 반드시 신발을 벗어야 한다. 훼손이나 오염을 막기 위해서라고 한다. 


옛날에는 온천의 효능이 널리 알려져 이곳에 노인과 환자들이 많이 와 요양을 했다고 한다. 요양을 하다 여기서 죽은 사람들이 많아 인근(隣近)에 거대한 공동묘지가 있다.

그럼 이처럼 신비로운 계단식 석회화(石灰華)층(Travertine terrace)은 어떻게 형성되었을까? 그 과정은 대략 이렇다. 땅속에서 솟아나오는 온천수에는 탄산칼슘(CaCO₃, Calcium Carbonate)이 과다하게 들어있다. 이런 온천수가 지표면으로 올라오면 대기 중으로 이산화탄소(CO₂)를 방출하고 탄산칼슘이 침전된다. 이런 침전현상은 온천수와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농도가 같아질 때까지 일어난다. 침전물은 초기에는 젤리모양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굳어 바위처럼 단단해진다.


구경하다 피곤하면 클레오파트라 수영장에 가서 수영을 하면 그만이다. 옆에 앤티크 풀(Antique Pool)이라는 건물이 있는 데 이 안에 클레오파트라수영장이 있다. 여기서 수영을 하려면 파묵칼레 입장료와는 별도로 다시 표를 사야한다. 

입장료는 1인당 32TL(1터키리라는 약380~400원)로 비싼 편이다. 그러나 거기까지 가서 수영을 안 하고 오면 후회할 것 같아, 표와 수영복까지 사서 클레오파트라 수영장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 것이 추억으로 남아 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잘 한 것 같다.


클레오파트라의 신혼여행지여서일까? 파묵칼레는 관광객도 많았지만 다른 관광지에 비해 유난히 젊은 커플들로 붐볐다. 해변도 아닌데 수영복만 입고 다정하게 관광을 하며 행복해하는 젊은 커플들이 여간 부럽지 않았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사랑을 나누는 젊음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신혼여행다운 신혼여행을 다녀오지 못해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이 큰 나는 무엇인 가에게 찔리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면서 나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그래. 인생은 연습이 없는 일방통행이지. 오늘부터는 매일 주어지는 하루하루를 새로운 선물처럼 감사하자. 그리고 미루지 말고 할 수 있는 것은 하면서 살아가자.’     


Pamukkale, the honeymoon place of Egyptian queen Cleopatra


Pamukkale in Turkey was where the Egyptian queen Cleopatra with her bridegroom, Roman ruler Mark Antony went their honeymoon.

It is famous for the hot springs and the travertine terraces so that the place was designated a UNESCO World Heritage Site with the arounding Hierapolis in 1988. 

I went to the Pamukkale from Cappadocia at night by bus. It took about 10hours. I was very tired and weary because of the sleeplessness. But as soon as seeing the wonderful and mysterious scenery of Pamukkale, the weariness andthe boredom were vanished, instead feeling glad. Due to this, many people would like to go on a backpacking trip here. 

Pamukkale means a Cotton Castle, which was originated from Turkish word Pamuk Cotton and Kale Castle. It was named after the appearance that looks like a castle made of the white cotton flow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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