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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기열 KI YULL YU Jun 02. 2020

성모마리아 집, 터키에 있다

예수 어머니 동정녀(童貞女)마리아가 터키의 셀축에서 약7km 떨어진 에페소스 인근의 코레소스 산 위에서 살다가 승천했다. 마리아가 여생을 보낸 성모마리아집(House of the Virgin Mary, 터키어로는 Meryem Ana-메리에마나)은 천주교성지로 지정되어 순례자와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그러나 터키에 그녀의 무덤은 없다고 한다.


특이한 것은 성모마리아 집은 천주교뿐만 아니라 회교의 성지로도 알려져 있다.


2015년 9월에 이곳을 가보기 전까지는 나는 성모마리아가 터키에서 살았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성모마리아가 살았던 집을 보고 난 뒤에는 왜, 어떻게 이스라엘이 아닌 이곳에 와서 살다가 세상을 떠났는지 의문이 꼬리를 물었다. 여행가이드에게 물었지만 대답이 시원찮았다. 호텔로 돌아와 몇몇 터키인과 관광객에게 물어도 잘 모른다는 대답뿐이었다.


관련문헌과 자료를 검색해보았다. 이들을 종합하면 예수가 죽은 뒤에 예루살렘에서는 기독교에 대한 박해(迫害)가 심했다. 이런 핍박(逼迫)을 피해 요한(요한복음을 쓴 예수의 12제자 중 한명)이 성모마리아와 일부 기독교인을 데리고 에페소스로 온 것 같다. 성모마리아는 이곳에서 4~6년(자료에 따라 3~11년으로 차이가 있음)을 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모마리아 집은 독일수녀 안나 카타리나 엠머릭(1774-1824, Anna Katharina Emmerick, 영어로는 Anne Catherine Emmerich-앤 캐서린 에머리히라고 부름)의 환시(幻視, Visions 또는 꿈속계시)를 독일시인 클레멘스 브렌타노(1778-1849, Clemens Brentano)가 2권의 책으로 출간하면서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한권은 1835년에 출간된 ‘The Dolorous Passion of Our Lord Jesus Christ’이고, 다른 한권은 1842년에 발간된 ‘The Life of the Virgin Mary according to the Visions of Anna Katharina Emmerick’ 인데, 후자는 '동정녀 마리아의 일생(The Life of the Virgin Mary)'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이들 책에는 엠머릭 수녀가 꿈에서 보았던 성모마리아가 살았던 집이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이들 기록을 근거로 1881년에 프랑스 사제 줄리앙 꾸예(Julien Gouyet)가 현재의 성모마리아집을 발견하였으나 천주교와 일반인의 관심을 받지 못하였다. 그러다 10년 뒤인 1891년에 프랑스수녀 그란시(Marie de Mandat Grancey)와 2명의 사제가 재발견하여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발견 당시 집은 지붕도 없는 폐허 상태였으나 이곳 주민들은 동정녀 문간(터키어-Panaya Kapulu, 영어-Doorway to the Virgin)으로 신성시 하였다한다. 


수녀 그란시는 죽을 때까지 이곳의 복원과 보호에 정성을 다하였고, 그 공을 인정받아 2004년 교황 요한바울2세에 의해 복녀로 시복되었다(Beatified).


이후 더 많은 발굴조사가 이루어짐에 따라 관련 유적유물이 발견되자 1896년에 교황 레오13세가 교황으로는 처음 이곳을 방문하였고, 1951년에 교황 파이어스12세가 성지(Holy place)로 격상시켰다. 이어 1961년에 교황 요한23세가 이곳을 영구적인 성지로 선포하였다. 이후 현재까지 이곳을 직접 방문한 교황은 1967년 바울6세, 1979년 요한바울2세, 2006년 베네딕트16세이다.


성모마리아 집은 터키 이즈미르(Izmir)시의 셀축(Selcuk)에서 남쪽으로 약7km 떨어진 에페소스(Ephesus)유적지 인근의 코레소스 산(Mt. Koressos, 터키어 Bülbül dağı -뷜뷜 산, 또는 Mt. Nightingale) 위에 있다. 여기서 보면 멀리 에게 해(Aegean Sea)가 보이는 데, 에게 해는 지중해, 지중해는 예루살렘이 있는 이스라엘과 연결된다.


왼쪽부터; 성모마리아 동상,  소원의 벽, 오른쪽에서 본 성모마리아 집


집으로 가는 입구에는 수백 년 된 거목(巨木)의 뽕나무가 눈길을 끌고, 길옆으로는 이곳이 성모마리아 집임을 알리는 여러 나라의 글로 쓴 표지판이 줄지어 서있다. 물론 한글로 된 것도 있다.


길을 따라 조금 걸어 올라가면 마리아동상과 야외 미사장이 보인다. 그 옆에 조그만 석조건물이 있는 데, 이 집이  성모마리아 집이다. 십자모양이며 지붕은 얕은 돔으로 되어 있다. 들어가는 문은 하나이며 아치형이다. 내부천장(天障) 역시 아치형이며 맨 앞쪽 아치형 벽면에 마리아조각상(彫刻像)과 작은 제단(祭壇)이 있다. 그 오른쪽에 작은 방이 하나 있는데 마리아의 침실이었다고 한다. 내부에서는 촬영이 금지되어 있다.


오른 쪽 출구로 나오면 관광객을 위해 내부의 제단과 마리아상의 사진이 전시되어 있으며 촛불을 켜놓고 기도를 하는 곳도 있다. 


아래로 내려오면 기념품판매점이 있고 바로 아래에 성수(聖水)를 먹을 수 있는 곳이 있다. 그 옆의 긴 벽은 소원의 벽(The wishing wall)으로 개개인의 소원을 적은 수백만 개의 쪽지가 붙어 있다.  그곳을 지나다 보니 그곳의 쪽지에 적힌 소원들을 정리하여 책으로 냈으면 하는 소원이 생겼다.


성모마리아가 살았던 집이 터키에 있다니! 믿기지 않을지 모르지만 사실이다. 그 집을 보니 예수의 어머니, 동정녀마리아는 신이 아닌 사람이었다. 33살의 젊은 아들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혀 피 흘리며 죽는 모습을 지켜보아야 했던 어머니, 게다가 위로는커녕 핍박을 피해 조국을 떠나 타국 터키에서 살아야 했던 여인 마리아는 얼마나 비통했겠는가? 그런데 거기서도 요한과 함께 하나님의 말씀을 전파하다 생을 마쳤다 하니 더욱 우러러 보였다.     

필자 주

1.예수의 12제자 중 요한은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을 때 마리아와 같이 있었는데 이때 예수께서 마리아를 보며 “여자여, 보소서 아들이니 이다! Woman, behold, your son! 또는 Woman, here is your son.” 말하고, 요한을 보며 “보라, 네 어머니 라! Behold, your mother! 또는 Here is your mother."라고 말한 것이 요한복음 19장 26~27절에 나와 있다. 결국 요한은 12제자 중 유일하게 순교를 하지 않고 여기서 성모마리아가 임종할 때까지 모시고 살았다 한다.  

2.에페소스에 사도요한교회가 있고, 교회 안에 그의 무덤이 있다. 무덤 위에 교회를 지었기 때문이다.  

  

House of the virgin Mary is in Turkey 


The virgin Mary who was mother of Jesus lived and ascended on the mountain Koressos in the vicinity of Ephesus, 7km from Selcuk of Turkey. The House to spend the rest of her life is called Meryem Ana in Turkish, and was designated as a Catholic shrine. Because of that, many pilgrims and tourists have been visiting this holy place. But it is not her tomb in Turkey. 

The house is also known as the Holy Land of Islam, as well as Catholics.


The house shape is cruciform with the shallow dome roof. An entrance door is one shaped arch. Interior ceiling also is arched. There is a Mary Statue and a small altar on the front vaulted wall. 

There is a small room used as Mary's bedroom on the right side. Taking photos is prohibited inside. 


Coming out to the right, we can find the picture of the inneraltar and Mary statue displayed for visitors. This comes down to a souvenir shop and there are Holy springs just below. 

The long wall next to it is the wishing wall. Several millions of the wishing papers have been attached on the wall. I passed by the wall. At that time I wished suddenly to wrote a book on the wishes of those pap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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