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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기열 KI YULL YU Jun 02. 2020

세계최장 나일강의 영점, 호수 안에 있다

세계에서 가장 긴 나일강의 영점(零點)은 산이나 들판이 아닌 호수 안에 있다. 신기하게도 빅토리아 호수 안에는 물이 솟구쳐 나오는 곳이 있다. 그곳의 물은 호수 물 70%, 바닥에서 솟아나는 물 30%로 되어있다. 이곳이 왕립지질학회(RGS)가 공인한 나일강 6,400km의 출발점이다.


르완다 늉웨숲이 나일강의 발원지라고 보는 측은 숲의 동쪽으로 흐르는 물이 빅토리아 호수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이 처럼 강의 길이는 측정방법이나 기구에 따라 다를 수 있어 여기서는 그곳 해설표지판의 설명(런던왕립지질학회-Royal Geographical Society in London)에 따랐다. 다른 자료에는 나일강의 길이가 6,400km가 아닌 6,650~6,853km로 되어 있기도 하다.


빅토리아 호수 안의 나일강 영점과 기념품 판매점(왼쪽),  호수안 새집점의 새떼(오른쪽)


나일강의 근원(The Source of River Nile)은 이집트가 아닌 우간다의 진자에 있다. 모토를 타면 진자시내에서 20분정도 걸린다. 다행히 내가 묵은 숙소에서는 얼마 안 떨어져 있어 걸어서 갔다. 가서보기 전에는 그곳이 산이나 언덕에 있는 샘인 줄로 생각했다. 그러나 입장료 10,000실링(약 4달러)을 내고 막상 들어가 보니 그 생각은 큰 착각이었다. 


나일강이 시작하는 영점을 보려면 보트를 타고 가야한다. 요금 80,000실링(32달러)을 내라고 해서 흥정을 하여 30,000실링을 주었다. 배를 타고 가는 데 작은 섬의 이 나무 저 나무에 새들이 열매처럼 주렁주렁 앉아 있었다. 그곳이 새집 섬(Birds home island)이라 했다.


30분정도 가니 작은 집이 나왔다. 그 옆에 배를 정박하고 내렸다. 신발도 벗었다. 작은 집은 기념품 판매점이다. 그 집안으로 지나가거나 집밖 물속을 걸어서 50여m 쯤 가니 'The Source of R. Nile, Jinja, World's Longest River'라고 적힌 나일강의 영점표지판이 있었다. 관광객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표지판을 배경삼아 사진촬영에 여념이 없었다. 그 부근의 물은 호수상류에서 흘러내려오는 물과 밑에서 솟아나는 물이 겹쳐있다. 


배를 타고 구경하는 시간은 약 1시간 30분정도 걸렸다. 나일강의 영점과 주변 호수와 강을 구경하고 배에서 내리니 신혼부부가 기념사진을 찍었다. 내가 사진을 찍어 보여주었더니 좋다고 하며 같이 찍자고 했다. 고맙다며 기념사진을 함께 찰칵했다. 


호수를 바라보며 맥주와 간단한 점심식사를 하였다. 혼자 먹기가 왠지 싫은 판에 운 좋게도 관광 온 젊은 외국인들과 합석을 했다. 여행을 하다보면 가끔 운 때가 맞아 예상 밖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나일강 하면 이집트의 강으로 안다. 하지만 나일강은 르완다, 우간다, 남수단, 에티오피아, 수단 등 여러 나라를 굽이굽이 흘러 이집트를 지나 지중해로 빠진다. 발원지, 시작점을 보고나니 그 강이 지나가는 나라들과 강이란 이름을 잃고 바다가 된 곳까지 보고 싶다. 꿈은 이루어진다 하니 이루어질 때까지 포기하지 않으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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