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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기열 KI YULL YU Jan 03. 2021

한국서 찾았다. 열대에서도 못 본 천사나팔꽃 열매와 씨

유기열의 씨알여행 202-Brugmansia(브루그만시아)

천사나팔꽃은 아름답고 향기까지 좋다. 게다가 씨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한국 사찰에서 즐겨 기른다.


천사나팔꽃 씨가 궁금하여 노지생육을 하는 열대에서 5년여 생활하면서 찾으려 애썼지만 허사였다. 그런 열매와 씨를 한국에서 찾았다. 정말 기뻤다. 열매는 도톰한 긴 타원형이며 씨는 한쪽 끝이 뾰족한 다이아몬드형의 코르크 파편 같다. 가벼워 물에 뜬다. 코르크 같은 물질을 제거하면 둥글고 도톰한 알맹이가 나온다. 이건 신기하게도 물에 가라앉는다. 살아 있다는 증거다.


천사나팔꽃(왼쪽: 서울 대모산 불국사, 오른쪽: 르완다 수도 키갈리와 무산제 도로변)


천사나팔꽃(Angel’s Trumpets)은 가지과(Solanoideae)의 독말풀속(Brugmansia genus) 7종(species) 식물 전체를 일컫는 말로 꽃모양이 긴 나팔 같고 아름다워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중  Brugmansia suaveolens는 이상하게도 천사눈물(Angel’s Tears)로 불리고 있다. 꽃말은 “덧  없는 사랑”이란다.


2015년10월22일에 서울 강남 대모산에 있는 불국사에서 처음 천사나팔꽃 열매와 씨를 찾았다. 그뒤 2020년 10월28일에 같은 장소에서 2번째로 그 열매와 씨를 발견하고, 확인 하였다. 


.일반관상가치가 높아 정원수나 실내용 분화로 많이 기른다. 아프리카 르완다에서는 울타리나 도로변에서도 많이 자란다. 키는 2~6m. 몸통 지름은 굵은 것은 20cm가 넘기도 했다. 

잘려진 밑 둥을 보니 속이 단단하지 않고 스티로폼 같으며 일반 나무와는 달랐다. 잎은 어긋나기를 했다. 베트남에서는 천사나팔꽃을 노지에서는 거의 보지 못했다.


.: 꽃받침, 꽃잎, 암·수술이 있는 양성화다. 꽃잎은 통꽃이고 끝이 6조각으로 갈라지고 실같이 생긴 끝이 약간 뒤로 젖혀져 있는 긴 나팔 모양 같다. 크기는 길이 약15~25cm, 꽃부리(화관) 지름4~10cm다. 

수술6, 암술1개이며, 암술대는 길어 꽃잎이 떨어지고 나면 꽃받침 밖으로 나와 기다란 안테나(실)처럼 늘어져 달려있다. 색은 노랑, 핑크, 하양, 오렌지, 빨강 등 다양하다. 꽃받침은 원통상이며 끝은 얕게 5~6조각으로 갈라져 있다.

벌새와 천사나팔꽃(출처: 페이스북 Brugmansia Group)

꽃은 땅을 향해 달려 있고 향이 좋다. 향기는 특히 해질녘부터 밤에 진하게 난다. 밤에 향기가 진한 까닭은 천사나팔꽃의 꽃가루받이가 주로 나방에 의해서 이루어지기 때문으로 추정한다. 향기가 적은 빨간 천사나팔꽃(Brugmansia sanguinea)은 벌새에 의해 수분(pollination, 受粉)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같은 꽃이라도 르완다 울타리 등에 핀 꽃보다 한국 사찰에서 핀 천사나팔꽃이 더 좋아 보였다. 정성들여 가꾼 탓이 아닐까? 무엇이나 관심을 갖고 정성을 들이면 좋아지기 마련인가 보다.


.열매열매는 도톰한 긴 타원형이다. 크기는 길이7~9cm, 너비1.3~1.8cm, 두께8~13mm다. 색은 초기에는 녹색이고, 익으면 회백색, 회흑색이고 겉에는 세로로 수십 개의 주름이 있다. 껍질 안쪽은 연녹색, 연한 녹회색이다. 껍질은 마른 나뭇잎 같고 가벼우며 두께는 0.2~0.3mm다.


열매는 익어도 벌어지지 않는다. 손으로 쪼개니까 껍질이 찢어지거나 부서지며 조각났다. 열매 안 가운데에 세로로 얇은 막이 있다. 막은 희고 두께는 0.05mm정도다, 막 가운데에 갈색, 흑갈색의 띠 같은 가느단 맥이 있다. 열매 1개에는 40~60개의 씨가 빼곡하게 들어있다.


왼쪽: 씨, 오른쪽: 가지에 달려 있는 익은 열매


.: 열매 안에 있을 때는 뭉쳐 있어 큰 흙덩어리처럼 보인다. 그것을 살짝 누르거나 힘을 가하면 여러 개로 나누어진다. 씨는 일정한 형태가 없는 부정형(不定形)이다. 굳이 말하면 한쪽 끝이 길고 뾰족한 다이아몬드 형에 가깝다. 크기는 길이8~12mm, 너비4~7mm, 두께2~4mm다. 색은 갈색이며 겉은 곰보처럼 거칠다. 씨는 가벼워 물에 뜬다.


씨껍질은 코르크 같고, 손톱으로 끊으면 잘 끊어진다. 껍질을 벗겨내면 딱딱한 알맹이가 나오고, 깨트려보니 속이 하얀 물질로 꽉 차 있었다. 알맹이는 납작 도톰한 타원형이며, 길이4~5mm, 너비2.5~3.5mm, 두께1.3~1.7mm다. 알맹이는 가벼워 보이고 딱딱하나 물에 넣었더니 신통하게도 가라앉았다. 생명력이 있다는 증거다.


.독성: 꽃은 아름답고 향기가 좋으나 전체가 독성이 있는 식물이다. 독성성분은 트로판계 알칼로이드(Tropane alkaloid)로 스코폴라민(Scopolamine), 효시아민(Hyoscyamine), 아트로핀(Atropine) 등이다. 섭취하면 환각(hallucination), 마비, 편두통, 기억상실 등의 증세가 나타나며 심하면 죽음에 이를 수 있다. 현대에 들어와서는 이들 독성물질이 역설적이게도 병을 고치는 의약용 원료는 물론 천연농약제조에 활용되고 있다. 


새로운 것을 만들거나 발견하는 일은 언제 어디서나 기쁘고 보람 있다. 천사나팔꽃의 열매와 씨를 발견하고 확인했던 순간이 오래 기억되는 이유다. 

2021년 새해엔 세상과 인류에게 천사의 축하나팔이 울렸으면 한다.     

 

필자 주

1. 린네는 1753년에 천사나팔을 Datura 속으로 분류했다. 그러나 1805년에 C. H. Persoon씨가 화란의 자연주의자 Sebald J. Brugmans를 기념하기 위하여 Brugmansia 속으로 분리하였다. 그 뒤 많은 논란과 협의를 거쳐 1973년에 T. E. Lockwood가 Brugmansia로 확정하였다. 현재 7종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모두 재배 품종으로 전해지며 남미엔 수많은 품종이 있다고 한다. 현재까지 야생종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2. 한국이나 아프리카 르완다에서 본 종이 어느 것인지는 좀 더 조사 관찰이 필요하다. 왜냐면 꽃 색이 다양한 데 꽃 색이 같아도 종이 다르게 보이기도 하고, 형태상으로 보면 나무이나 생리학적으로 보면 풀로 볼 수 있는 점 등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어로도 천사나팔꽃에 풀(Grass)과 나무(Tree)라는 말을 쓰지 않고, 대신 semi-wood, woody라고 표현한다. 불국사에도 2종이 있는 것 같다.

3. 7종 중 Brugmansia aurea, Brugmansia insignis, Brugmansia suaveolens, Brugmansia versicolor4종은 Warm Group에 속하고, Brugmansia arborea, Brugmansia sanguinea, Brugmansia vulcanicola 3종은 Cold group으로 나누어져 있다.

4. https://en.wikipedia.org/wikihttps://www.britannica.com/plant 를 참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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