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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기열 KI YULL YU Aug 10. 2021

열매 속에 솜 같은 섬유가 들어 있는 솜나무

유기열의 씨알여행 215-Ceiba pentandra

솜나무 열매엔 솜 같은 천연섬유가 들어 있다. 익어 껍질이 갈라지면 하얀 섬유질이 솜처럼 부풀어 나와 바람에 흩날린다. 묘하게도 이것은 물에 잘 젖지 않는다. 방수효과가 있는 듯하다. 씨는 하얀 솜털 속에 검은 점처럼 박혀 있다. 작은 강아지처럼 보이기도 한다. 


왼쪽: 솜나무 열매에서 나온 섬유와 그 안의 씨, 오른쪽: 열매가 많이 달린 솜나무


솜나무는 아욱과(Malvaceae)식물로 학명은 Ceiba pentandra이며 10개가 넘는 동의어가 있다. 영명은 cotton tree, kapok, ceiba, java cotton등이 있으며 베트남명은 Gòn ta, Gòn, Bông gòn이다.


▴한글명: 공식적인 한글명은 없으며, 케이폭, 양면목(洋綿木), 판야 등으로 불러지고 있다. 필자는 이런 이름 대신 솜나무로 했다. 이유는 ❶나무의 특성을 잘 반영하여 합리적이며, ❷부르기 좋고, ❸영명 Cotton tree(솜나무), Kapok(쿠션 등의 속을 채우는 부드러운 물질의 뜻)과 속명 ceiba(영어 kapok을 스페인어로 표현한 것임)의 뜻을 잘 살리고 있기 때문이다.


▴형태와 잎 등: 솜나무는 열대 낙엽성활엽교목(낙엽이 지는 넓은 잎 큰키나무)으로 키가 20m이상 자란다. 다른 열대나무에 비하여 트렁크(몸통)가 긴 것 같았다.

잎은 손모양겹잎(掌狀複葉)으로 길이 15~25cm다. 소엽(小葉)은 5~9장이며 긴 타원형이다.


▴뿌리: 키가 커서 넘어지기 쉬운 탓인지 버팀 뿌리(Buttress roots, 扶壁根)가 땅 위와 땅 속 30cm에 반경20~30m까지 뻗어 있다고 알려져 있으나 확인은 못했다. 왜냐면 필자가 본 솜나무는 학교 앞 도로에 심어져 있어 보도블록으로 덮어 놓아 뿌리가 밖으로 나올 수 없도록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버팀 뿌리는 나무의 지지역할 뿐만 아니라 양분 흡수에도 도움을 준다.


▴꽃: 껀터에도 솜나무가 흔하지 않고 집에서 먼데 있어 자주 찾아가 관찰하지 못하였다. 그 결과 꽃피는 시기를 놓쳐 아쉽게도 꽃은 직접 보지 못했다. 솜나무 꽃은 나를 기다려 주지 않았다. 바쁘고 힘들더라도 시간을 내어 찾아가 꽃을 보았을 것을, 후회가 크다.

왼쪽: 잎, 오른쪽: 씨
나무에 많은 열매가 달린 모습


▴열매: 열매는 길이12~17cm의 양 끝이 좁고 둥근 조그만 애호박처럼 생겼다. 겉에는 세로로 5개의 봉선(縫線)이 홈처럼 나 있다. 초기에는 녹색이며 익으면 회백색이나 회갈색이 된다. 익은 열매는 봉선이 벌어지고, 그러면 압착되어 들어있던 섬유가 부풀어 퍼지며 열매 밖으로 나온다. 열매껍질은 딱딱하며 안에는 수십 개의 홈이 있다. 


열매에서 나오는 섬유는 물에 잘 안 젖는다. 부드럽고 아주 가볍다. 큰 나무에는 수백 개의 열매가 달린다. 1개 열매에는 수십 개의 씨가 섬유 속에 들어 있다.


▴씨: 씨는 둥글거나 4모서리가 동그란 사각형으로 도톰하다. 크기는 지름 5~7mm, 두께1~2mm정도다.  퍼진 섬유 안에 씨가 박혀 있는 모습은 마치 어린 애완견 포메라니안으로 착각할 정도다.


세월은 멈추지도 기다려주지도 않는다. 세상의 모든 존재는 다 그렇다. 솜나무 꽃도 나를 기다려 주지 않고 저 하고 싶은 대로 피었다 지면서 열매를 맺더라. 볼 기회를 한 번 놓쳤는데 지금 후회가 크다. 그때 기회가 내가 솜 나무 꽃을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을까? 아니면 좋겠다. 앞으로 언젠가 솜나무 꽃을 볼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한다. 그랬으면 정말 좋겠다.     


필자 주

1. https://en.wikipedia.org/wiki/Ceiba_pentandra와 https://www.nparks.gov.sg/florafaunaweb를 참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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