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열의 씨알여행225
벤자민고무나무는 생육환경에 따라 외모가 천지만큼 다르다. 화분에 심어 기르는 관상용은 1~2m의 작은 나무로 기근(氣根)이 거의 없지만 노지에서는 10~30m의 노거수(老巨樹)로 자라며 수백수천 개의 길 다란 기근(Aerial root)이 치렁치렁 매달려있다. 외관만 보면 같은 식물 종이라고 믿을 수 없을 만큼 전혀 딴 식물 같다.
벤자민고무나무는 뽕나무과(Moraceae)의 열대상록수로 학명은 Ficus benjamina, 영명은 weeping fig, benjamin fig, Ficus tree다. 태국 방콕시나무(市木)로 알려져 있다. 공식적인 한글명은 없으나 벤자민고무나무로 널리 불러지고 있다.
▴형태와 몸통: 벤자민고무나무는 한국에서는 화분에 심어 실내에서 관상용으로 주로 키운다. 하지만 열대지역에서는 늘푸른큰키나무(常綠喬木)로 키가10~30m까지 자란다. 물론 대형 화분에 심어 밖에서 키우기도 한다. 이런 걸 보면 환경 적응력이 아주 뛰어난 나무다.
특이한 것은 큰 벤자민고무나무는 몸통이 1개 줄기가 아니고 여러 개 줄기가 하나처럼 붙어 있다. 이것은 이 나무가 관목의 특성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몸통 위 모양(樹冠)은 대체로 원형이나 넓은 원형이어 옆으로 퍼진 지름이 10m도 넘어 보였다. 가지는 처지는 경향이 있다. 영어로 weeping fig(늘어진 무화과)라 부르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잎: 잎은 녹색이나 암녹색으로 긴 타원형이고 겉이 매끄럽고 광택이 난다. 어긋나며 잎자루1~3cm, 잎몸(葉身)길이5~13cm, 너비2~6cm다. 턱잎(托葉)은 길이5~15mm이며 끝이 피침모양으로 뾰족하다.
▴뿌리와 기근: 뿌리의 생장력이 왕성하다. 시멘트콘크리트 바닥위로 몇 미터를 길게 뻗어가며 자란다. 줄기와 가지에서는 수백수천 개의 기근(공기뿌리)이 나와 빨래 줄이나 전깃줄처럼 늘어지고, 어떤 것은 땅속으로 들어가는데 이때 기근은 마치 땅에서 위로 나와 자란 듯 보이기도 한다.
기근은 장식용이 아니라 벤자민고무나무가 어떤 환경에서든지 호흡을 충분히 하며 몸을 지탱하고 안전하게 잘 자라 생존하기 위함이다.
뿐만 아니다. 일반적으로 식물 뿌리는 땅속에서 자라는 게 상식이고 천리다. 그런데 벤자민고무나무는 수천수백 개의 공기뿌리를 땅위에서 뻗는다. 더 나아가 땅속뿌리는 시멘트콘크리트까지 뚫고나와 그 위에서도 왕성하게 산다. 정말 놀라운 생명력이다.
이런 벤자민고무나무를 볼 때마다 생존하기 위해서라면 다른 생명체와 물체에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에선 상식에 반하고 천리를 거슬려도 괜찮은 지 자문(自問)하곤 했다.
필자 주
1. https://en.wikipedia.org,https://www.sundaygardener.net, https://www.nparks.gov.sg 를 참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