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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기열 KI YULL YU Apr 03. 2024

신문과 TV를 보지 않고 산지가 10년이 넘어

유기열의 일상다반사- 권력과 돈 앞에 펜이 꺾이지 말았으면

나는 신문과 TV를 거의 보지 않고 산지가 10년이 넘었다. 그래도 전혀 답답하거나 세상 돌아가는데 어둡지 않다. 이렇게 된 데는 나름 사연이 있다.


첫째, 생활 여건이 신문을 보고 TV를 시청하기에 어려워 가까이 하지 않다 보니 그런 생활이 습관화 되었다. 


2012년12월에 아프리카 르완다대학교 농과대학(UR-CAVM)에 가서 3년여간 코이카 자문단으로 활동하게 되었다. 가서 보니 숙소에 TV가 없고, 대학교에도 총장실 등 한 두 곳을 제외하고는 TV를 볼 수 있는 곳이 없었다. 그러니 자연히 TV와 멀어졌다. 


신문은 영자신문 “The New Times”와 르완다어로 된 신문이 있었는데 우편제도가 발달되지 않아 대학교 담당 직원이 하루에 한 번 도청소재지 무산제에 있는 우체국의 사서함에 가서 신문을 가져왔다. 그 신문은 총장실로 먼저 가고, 총장이 읽고 나면 학교 도서관으로 보내졌다. 

신문이 보고 싶으면 도서관에 가서 며칠 지난 신문을 대출을 받아 읽고 반납하여야 했다. 그렇게 신문을 보기가 까다롭다 보니 자연히 신문을 안 보게 되었다.


둘째, 요즘은 한국 언론에 대한 불신 때문이다. 이는 언론이 권력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기능을 잃고 권력의 시녀 노릇에 머물거나 아예 한통속이 되어 사익에 빠진 책임이 크다고 본다.


현재의 한국 언론은 첫째, 정권에 의해 언론자유가 지나치게 위축되어 있고, 둘째, 언론 사주의 입맛에 따라 보도내용이 지나치게 좌지우지 되고 있으며, 셋째, 양심 있는 기자들조차도 처자 등 가족을 위해 직장을 유지하기 위하여 어쩔 수 없이 검은 것을 검다고 쓰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권력과 돈 앞에 언론이 언론다움을 잃어버렸다. 이러다 보니 나만 그런 게 아니고 많은 사람들이 신문 보기를 싫어하고 방송 뉴스도 시청하고 싶지 않다고들 한다. 


셋째, 과학기술과 정보통신산업의 발달로 휴대폰 등을 통해서 언제 어디서나 쉽게 정보에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은 휴대폰 하나만 있어도 새벽이든 한 밤중이든 산이나 바다든 시공의 구애를 받음이 없이 궁금하면 뉴스를 포함한 거의 모든 것을 찾아 볼 수 있다. 더 나아가 영어를 할 줄 알면 세계의 신문을 보고 방송을 들을 수 있으니 굳이 국내의 신문을 읽거나 TV 앞에 앉아 방송을 시청할 필요가 적어졌다.


넷째, 유튜브 방송 등 전문가의 1인 미디어나 소규모 미디어가 빠르게 발전함과 동시에 그들 매체에 대한 신뢰가 크고 전문성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다수의 유튜브 방송인들은 기존의 언론인 보다 훨씬 전문가이고 취재 열기가 높아 양질의 정보를 제공한다. 때론 그들의 방송을 시청하면서 그들의 전문성, 취재기법, 분석력 그리고 사실을 보도하려는 언론인 본연의 자세에 놀라고 고마움까지 느낀다. 물론 극우 극좌들의 유튜브 방송에 대한 폐단은 앞으로 개선하여야 할 과제 중의 하나다.


다섯째, 개인적으로 요즘은 시간적 여유가 있어 어떤 중요한 사건이 발생하면, 늦게라도 필요하면 현장을 직접 찾아 다니는 기회가 많기 때문이다. 


때로는 사실을 알려고, 더러는 재미로, 어떤 경우는 운동 삼아서 현장을 찾곤 한다. 그러다 보면 사실에 더 가까이 접근할 수 있고, 시간도 잘 가고, 구경도 할 수 있고, 건강에도 좋다.


요즘처럼 언론의 공정한 보도가 요구되는 때는 없다. 언론이 작은 사익에 얽매이지 말고 공정한 보도로 국민의 사랑을 받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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