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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기열 KI YULL YU Apr 09. 2018

베트남 Hon Son 섬에 있는 것과 없는 것

Hon Son 섬에는 파란 눈(目)의 사람과 자동차가 없다. 신기할 정도다. 그런 곳에 푸른 바다, 눈부신 햇살, 야자수와 손잡은 백사장, 조용하다 못해 적막한 산 속 사찰과 숲길, 걷고 싶고 달리고 싶은 섬 일주 해안도로와 횡단도로, 유일하게 북적대는 야간 먹거리 시장이 있다. 개발의 때가 덜 묻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즐기며 조용함과 깨끗함에 푹 빠져 휴식을 취하고 싶은 곳이다. 


서양인이 없는 해수욕장

Hon Son 섬은 아직은 서양인의 발길이 닿지 않는 것 같다. 그곳을 찾는 사람은 거의가 베트남 사람들이다. 2일 동안 등산, 수영, 사찰구경... 등을 했는데 서양인은 한 명도 보지 못했다. 파란 눈의 금발 아가씨들은 물론 한 명도 만나지 못했다.


파란 눈이 보이지 않는 Hon Son 섬에는 이것 말고도 없는 것이 많다. 개발이 안 되고 원래 자연스런 모습을 그대로 지니고 있기 때문인지 모른다. 


Hon Son 섬 선착장에서 승객이 내리는 모습

선착장에 배를 타고 내리는 시설이 없다. 때문에 승객들이 혼자 여객선을 타거나 내리기가 힘들다. 위아래 양쪽에서 선원들이 승객의 손을 일일이 잡아 승하선(乘 .下船)을 도와주는 이유다.

 

자동차가 한 대도 없다. 교통수단은 100% 오토바이와 배다. 섬에 머무른 이틀 동안 이동할 때는 걷거나 오토바이를 탔다. 태어나서 오토바이를 가장 많이 탄 여행을 한 셈이다. 오토바이를 잘 타는 사람에게는 꿈같은 섬이다. 


호텔이나 모텔이 없다. 그저 1~2층의 민박시설이 있을 뿐이다. 하지만 산 넘어 부두 반대편 해안가에는 최근에 지은 것으로 보이는 별장 형 민박시설이 있다. 외형상 머무르고 싶었다.


소음과 먼지가 거의 없다. 자동차가 없는 탓일까? 시끄럽지 않다. 미세 먼지도 거의 없다.  드물게 쓰레기를 태우는 불길과 연기가 여행객의 눈길을 끈다.


그러나 없는 것 못지않게 즐길 수 있는 것들은 많다.



Da Bang Beach

눈부신 햇살이 있다. 햇빛은 오염되지 않았다. 일상의 삶에서 더러워진 것을 말끔히 태워 없앨 수 있다. 비타민D도 충분히 보충 받을 수 있다.

푸른 바다와 그 위를 넘실대는 은빛 파도가 일품이다. 윈드서핑(Wind surfing)이나 요트타기를 하지 않아도 그저 바다 위나 모래밭에 누우면 그만이다. 그런다고 누가 뭐라고 하지도 않는다.



Bai Bang beach

해수욕장과 더불어 드문드문 수영과 물놀이를 할 수 있는 해변(Beach)이 있다. 그곳엔 그네, 포토 포인트(사진 찍는 곳), 야자수와 모래사장, 개장한지 얼마 안 되는 것으로 보이는 스노콜링장소 등이 있다. 바닷가 암석 들이 고래나 하마 등 같기도 하고 바닷물 속에 둥둥 떠 있는 듯하다. 가만히 있어도 시선이 절로 간다. 


배들이 떠 있는 한가로운 바다

바람이 시원하다. 30도를 넘어도 바람은 선선하여 더위를 식혀 준다. 그늘 아래에 있으면 바람은 열대 무더위를 맥 못 추게 한다. 


해발 300여m 옌 응와 산(Yen Ngua Mt.)과 울창한 열대 숲이 있다. 밋밋한 평지만 있다면 매력이 덜하겠지만, 산이 있어 더 매혹적이다. 열대 숲길을 산책하노라면 바다가 그립고, 바다에서 놀다보면 산이 그리운 게 사람 마음이다. 그런데 산과 바다가 함께 그것도 붙어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Pho- Tinh Tu(Temple, 普靜寺)

사찰이 숲 속이나 도로 변에 군데군데 있다. 누구나 들어가 기도할 수 있다. 기도하다 보면 번민과 스트레스는 사라지기도 한다. Hon Son 섬은 치유의 장소로 제격이다. 산 속의 Pho- Tinh Tu(普靜寺) 스님은 우리 일행에게 바나나, 차 등을 푸짐하게 내놓았다.



섬 일주도로( The circle way along coastline)

해안가를 따라 시원하게 나 있는 섬 일주도로를 걸어보라. 차가 없어서 혼잡하지 않다. 걷다 힘들면 그 길을 연인과 함께 오토바이를 타고 질주해보라. 세상만사 오케이다. 


산을 넘어가는 꼬불꼬불한 횡단도로를 달리며 섬과 바다를 감상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구경거리다. 멀리 푸른 바다에 떠 있는 배들, 변신하려고 꿈틀거리는 산기슭의 어촌 모습이 예사롭지 않다.

The winding way to cross over a mountain

선착장 옆 도로변에 먹거리 시장이 있다. 낮에는 텅텅 빈 공터일 뿐이다. 하지만 해가 지고 불이 켜지면 거대한 먹거리 시장으로 변신한다. 청정하고 푸짐한 해산물과 토속음식을 한번쯤 맛 볼 일이다. 해산물을 좋아하면 건어물이 싸니 건어물 장도 보면 좋다.


Hon Son 섬엔 없는 건 있어도 여행하기엔 불편함이 없다. 개발이 안 되어 좋은 점이 더 많음을 실감할 수 있다. 

선착옆의 먹거리 야시장

아직까지는 개발을 서두르지 않는 이런 Hon Son 섬도 얼마 안 가면 한적한 섬마을에서 조금씩 눈을 뜨고 개발의 몸살을 앓을지 모른다. 개발과 변화는 불가피하다. 그러나 부디 바라건 데 현재의 자연다움을 파괴하지 말고 깨끗함이 지속되며 편리함만 더하는 방향으로 개발이 이루어졌으면 한다. 그땐 파란 눈의 금발 아가씨들과 자동차를 볼 수 있을지 궁금하다.





필자 주

1. Hon Son 섬은 메콩 델타의 끼엔 장 성(Kien Giang Tinh, Province), 끼엔 하이 현(Kien Hai Huyen, District)의 라이 싸(Lai Xa, Commune)에 위치하며, 끼엔 장성의 성도(省都) 락자 시(Rach Gia Thanh Pho, City)에서 배로 2시간 거리에 있다, 배는 하루에 한 번 오전 7시 30분에 출발하며, 편도 배 요금은 140,000동(약 7,000원)이다. Hon Son 섬에서 락자 시로 오는 배편은 오후 12시 45분 한번 밖에 없다. 여기서 약 1시간 정도 더 가면 Vietnam-guide.com이 홍보하는 베트남의 아름다운 10대 섬의 하나인 Nam Du가 있다.

2. Hon Son 섬은 지도에 Son Island로 표기되어 있기도 하나 베트남 남중부의 Quảng Ngãi 성에 속한 Ly Son Island 등과 혼돈할 수 있어 여행할 경우 유의할 필요가 있다.

3. 오토바이를 탈 줄 모르면 여행이 불편한 섬이다. 자동차가 없기 때문이다. 만약 연인끼리 간다면 둘 중의 하나는 오토바이를 탈 수 있어야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오토바이는 빌리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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