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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기열 KI YULL YU Mar 26. 2018

시내버스운영체계 개선과 간이육교 설치로 교통난 해소해야

베트남 메콩델타의 중심이라 그런지 껀터시도 출퇴근 때는 교통체증이 심하다. 뿐만 아니라 시내 중심도로의 횡단보도를 건너는 것이 몹시 위험하다. 특히 외국인, 노약자, 어린이들의 경우 도시를 걸어 다니기가 정말, 정말 어렵다. 때문에 걷는 사람 보기가 어렵다.

현지인은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니까 이동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지 모른다. 그러나 이방인은 조금만 살아보면 시내버스와 횡단보도 이용의 불편함을 절감한다. 


도시 크기에 비해 인구는 많은 편은 아니다. 그런데도 이런 불편함이 발생하는 이유는 좁은 도로, 평면적인 도로망, 대중교통수단의 미흡한 운영이라고 판단된다. 이중 도로의 확충, 지하철 등의 신설은 막대한 예산과 장기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껀터 정부가 장기적으로 검토해야 할 문제이다. 그러나 적은 예산으로 맘만 먹으면 바로 실시할 수 있는 대책이 있다. 그것은 시내버스 운영체계를 개선하고 도심의 인구밀집지역과 외국인이 많이 찾는 곳에 간이육교를 설치하는 것이다.


껀터에도 시내버스가 운행되고 있다. 시내버스 운영현황을 알아보려고 집과 직장까지 약 22km를 직접 시내버스를 타고 출퇴근을 해보았다. 렌터카 대신 시내버스로 출퇴근해보니 시내버스 운영체계에 문제가 많았다. 그 뒤 몇 차례 시내버스를 타보며 상황을 알아보았다. 문제점은 다음과 같다.


아파트 앞 시내버스 정류장 표지판

1. 버스정류장 찾기가 어렵다.

정류장 표시가 허술하다. 도심의 큰 정류장은 앉아서 쉴 수 있는 좌석도 있고 버스정류장 표식이 있어 쉽게 정류장임을 알 수 있지만 조금만 변두리로 나가면 정류장 찾기조차 어렵다. 고작해야 높이 1.5m, 가로 세로 크기 약 70cm인 조그만 입간판 하나만 덜렁 서 있기 때문이다. 거기엔 ‘Tram 또는 Ben, Xe Buyt’라는 글씨와 ‘버스 그림‘이 있을 뿐이다.


2. 정류장에 도착, 출발 시간표가 없다

시간표가 없다. 그래도 현지인은 버스가 오가는 시간을 대략 알 수 있다. 왜냐면 실제로 타 보고, 또 버스가 오가는 시간을 경험으로 알기 때문이다. 그러나 외지인의 경우는 도저히 버스 도착시간이 언제인지를 알 수 없어 버스를 이용하고 싶어도 이용할 수가 없다. 


3. 정류장에 도착하고 출발하는 시간이 안 지켜진다. 

아침7시에 온다고 해서 혹시 몰라 안전하게 타려고 6시 40분에 버스 정류장에 가서 기다렸다. 기다리는 승객이 없었다. 7시가 되어도 버스는 오지 않았다. 10분이 되어도 오지 않았다. 그냥 포기하고 택시를 타고 갈까 여러 번 생각했다. 그러다가도 ‘아니다 실제 타봐야 된다고 다짐’하고 기다렸다. 시간을 보니 7시 20분이 넘었다. 거의 체념상태에 있는데 7시 25분이 되니까 버스가 왔다. 손을 흔들었다. 버스가 길옆으로 와서 탔다. 버스 안은 승객으로 만원이었다. 좌석이 없어 많은 승객이 서 있었다. 나도 서서 갔다.


어르신들로 만원인 시내버스 안

시내버스 터미널에서 집으로 가는 버스도 타보았다. 30도를 넘는 더위에도 버스 안에는 손님이 10여분 앉아 있었다. 몇 시에 출발하는 지 물어도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고 대답하는 사람도 없었다. 하는 수 없이 땀을 뻘뻘 흘리고 나도 버스 안에 앉아서 기다렸다. 그렇게 약 30분쯤 기다렸을 거다. 기사와 차장이 오더니 버스 시동을 걸고 출발했다.


45분을 기다리면서 아침에 출근할 사람이 있겠는가? 30도가 넘는 뜨거운 땡볕 더위에 버스 안에서 30분을 기다리며 버스를 이용할 사람이 많겠는가? 물론 매일, 매번 그렇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너무 버스 이용이 힘들다는 생각은 지울 수 없다. 그러니 버스로 출퇴근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많은 사람이 맘 놓고 편하게 버스를 이용하는 것은 그림의 떡이다. 이 때문인지 버스를 이용하는 승객은 시간 제약을 받지 않는 노약자들이 대부분이었다. 

운행간격이 뜸해도 도착, 출발시간만 잘 지켜도 지금보다 훨씬 시내버스 이용이 편리할 것이다.


4. 운행간격이 너무 멀다. 

거의 대부분 버스의 운행간격이 1시간이다.


5. 버스노선이 너무 제한 적이다.

주요 큰 길로만 버스가 다니기 때문에 그렇지 않은 곳에 사는 사람은 버스에서 내려 집에 가거나 집에서 버스를 타려고 정류장에 오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짐이라도 있으면 더욱 힘들다. 버스 정류장으로의 접근성이 어렵다.

이래서 내가 직장 출퇴근을 하려면 버스 정류장에서 내려 또 오토바이를 타야 한다. 정류장이 산업단지 입구에 있고 직장은 거기서 4km정도 되는 곳에 있기 때문이다.


시내 중심의 시내버스 정류장과 버스를 타거나 기다리는 사람들

시내버스 요금은 집에서 도심 정류장까지 10,000동, 도심 정류장에서 산업단지 입구까지 8,000동, 단지 입구 정류장에서 직장까지 오토바이 비용 20,000동으로 편도 총38,000동(1,900원)들었다. 거리와 노선에 따라 버스 요금이 조금씩 다르다.

출근을 해보니 버스와 오토바이 타는 시간은 1시간이 안 걸린다. 그런데 기다리는 시간이 버스와 오토바이 타는 시간보다 더 걸렸다. 퇴근 때도 마찬가지였다.


따라서 버스가 운행시간을 지키고 정류장표시와 시간표를 잘 알 수 있게 하는 것부터 실시했으면 한다. 이어서 운행간격을 줄이고 노선을 확대하는 등의 시내버스운행체계만 개선해도 지금보다 훨씬 버스 이용객이 늘어날 것이다. 그와 비례해 오토바이운행대수는 줄어 들것이다.


이와 더불어 도심에 몇 개의 간이육교를 설치했으면 한다. 평면교통체계에서 입체화를 시도해보자는 것이다. 그러면 외국인 관광객의 시내보행이 편리해져 관광증진 효과도 있으리라 본다.


시내버스 운영체계개선, 즉 쉽게 찾을 수 있는 정류장 표시, 버스운행시간표 홍보와 운행시간 지키기, 운행간격의 축소와 버스노선 확대, 이런 운영체계개선과 더불어 도심 간이육교 설치를 껀터의 교통난 해소 대책으로 건의해본다. 외국인, 노약자, 어린이들을 위해서라도 교통담당부서에서 이 점에 관심을 가지고 검토해주기를 기대한다. 분명 적은 예산으로 기대 이상의 효과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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