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기열 KI YULL YU Apr 08. 2019

과일과 소금이 만나면...

베트남에서는 파인애플, 망고, 구아바, 자바 애플 등 열대 과일은 물론 딸기도 소금을 찍어 먹는다. 식당에서도 이런 과일은 소금과 같이 나온다. 왜 소금을 찍어 먹느냐 고 물으면 전통이고 맛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In Vietnam, people have eaten tropical fruit such as pineapple, mango, guava and java apple, even strawberry with salt. In the restaurants, these fruits come with salt. When I asked why they eat fruits with salt,  they answered “it is because it is the tradition and tastes good.”   

 

구내 식당에서 소금과 같이 나오는 파인애플(왼쪽), 구아바와 자바 애플(오른쪽)


열대 아프리카에서 3년 생활했어도 그곳에서 과일을 소금 찍어 먹은 기억이 없다. 한국에서는 토마토에 설탕 대신 소금을 뿌려 먹은 게 전부다. 그런데 껀터에서는 여러 종류의 과일을 소금 찍어 먹는 것이 생활화 되었다. 

왜 그럴까? 한 마디로 말하면 과일과 소금이 만나면 이로운 점이 많기 때문이다. 좀 더 자세히 보면 이렇다.


첫째, 이곳 사람들 대답처럼 그게 전통이기 때문이다. 나쁘거나 불편한 전통이 아니니 굳이 따르지 않을 이유가 없다. 전통이 되었다는 것은 오래 전 옛날부터 과일을 소금 찍어 먹으니 좋았음을 체험했기 때문이다. 그 이유가 과학이 발달함에 따라 연구결과 밝혀지고 있다.


둘째, 과일만 그냥 먹는 것보다 소금 찍어 먹으면 맛이 좋기 때문이다. 실제로 소금을 찍어 먹어보니 파인애플, 망고(그린망고), 구아바 등은 단맛이 더 많이 느껴졌다. 과일을 소금과 같이 먹을 때 단 맛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는 많다. 

특히 그린망고는 익어도 무르지 않고 딱딱하며 깎아 먹으면 어떤 것은 생고구마 맛이 난다. 그런데 소금을 찍어 먹으면 단 맛이 커짐과 동시에 팍팍함도 줄어들었다. 수분 함량이 높은 쟈바 애플은 싱거움이 줄어드는 느낌이었다. 


셋째, 사람에게 필요한 염분을 효과적으로 섭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곳 껀터는 베트남에서도 남부지역으로 연중 고온다습하여 사람들이 땀을 많이 흘린다. 당연히 온대나 한 대 지역 사람보다 많은 염분(나트륨)섭취가 필요하다. 그런데 맨 소금을 먹는 것은 여러 가지로 고역스럽지만 과일과 같이 먹으면 과일 맛도 좋고 필요한 염분 섭취를 할 수 있어 건강에도 이롭기 때문이다.


과일과 같이 찍어 먹는 맛소금

넷째, 과일용 소금이 잘 개발되었기 때문이다. 마트 등에 가면 과일을 찍어먹을 수 있는 Muoi Ot(Chili Salt)같은 다양한 맛소금을 쉽게 살 수 있다. 이들 소금은 그냥 먹어도 입맛을 돋운다.


다섯째, 소금의 신비로운 특성 때문이다. 소금을 찍어 먹으면 과일 맛이 아무리 좋고 영양분 섭취가 효율적이어도, 만약 소금이 자연 상태에서 화학반응을 일으켜 분해된다면 먹을 수 있을까? 결단코 없다.

 

분해하면 먹지 못하는 이유는 이렇다. 소금은 화학명이 염화나트륨이고 분자식은 NaCl이다. 화학적으로 수산화나트륨(NaOH, 가성소다)과 염화수소(HCl, 염산)를 이용하여 합성할 수 있다. 쉽게 말하면 소금은 유독성 물질인 양잿물과 염산이 화학결합을 한 무기물인 셈이다. 따라서 우리가 먹는 소금(食鹽)이 만약에 물을 만나거나 다른 방법으로 자연 상태에서 분해된다면 양잿물과 염산으로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니 어떻게 소금을 먹을 수 있겠는가? 말 할 것도 없이 먹지 못할 것이다. 


그런데 신비하고 경이롭게도 우리가 먹는 소금은 천일염(天日鹽)과 암염(巖鹽) 등 자연 상태에서 생산된 것으로 이들은 물을 만나면 녹기는 해도 가수분해는 일어나지 않는다. 다시 말하면 화학적 분해인 역반응(逆反應)이 일어나지 않는다. 얼마나 다행이며 신비로운 일인가!


하지만 이런 소금이 인체 내에 들어가면 나트륨 이온과 염소 이온 등으로 분해된다. 염소 이온은 위에서 위액의 구성성분 염산을 만든다, 나트륨은 인체에서 생산할 수 없는 필수 성분으로서 세포외액(細胞外液, extracellular fluid)에 가장 많이 들어있는 양이온이다. 이곳에서 나트륨은 세포외액의 량, 산(酸)과 염기(鹽基) 평형, 세포막(Cell/Plasma membrane) 전위(電位, Electric Potential) 조절 등과 세포의 물질 능동수송(Positive transport)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렇듯 소금은 인체 내에서 아주 중요한 생리작용을 하는 생명유지에 필수불가결한 물질이다. 동시에 대체가 거의 불가능한 짠 맛을 내는 무기물이다. 


알고 보니 과일을 소금 찍어 먹는 것은 맛도 향상시키고 살아가는데 필요한 양분을 섭취하기 위한 좋은 방법이다. 결코 이상하게 볼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바람직하고 권장될 일이다. 특히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철이나 열대지역에서는 과일 소금 찍어 먹기는 더욱 그렇다.

It turns out that eating fruits with salt is a good way to improve the taste and to get the nutritions we need to live. It is not something that should be seen as odd, but rather desirable and recommended. This is especially more necessary in the sweaty summer and in the tropical region.    


필자 주

1. 자바 애플: 자바 애플 학명은 Syzygium samarangense이다. 영명은 자바 애플 외에 왁스 애플이라고도 하며, 태국에서는 러브 애플( Love apple), 필리핀에서는 마코파라고 하나 껀터 사람들은 떠오 자바(Táo java) 또는 플럼(Plum, 서양자두)이라고 한다. 그러나 한국인이 생각하는 자두와는 딴판이다. 모양은 긴 종 모양으로 열매 살은 연한 무 같으며 껍질을 벗기지 않고 먹는다. 익은 열매는 붉다. 

2. muối ớt: 맛소금으로 고추 등을 가미한 정제된 고추소금(Chili salt)이다. 식당 등에서는 여기에 생 고추를 썰어 넣기도 하고 입자크기는 식당에 따라 다르기도 하다.        

작가의 이전글 숲 속 수영장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