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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기열 KI YULL YU Jun 03. 2019

껀터시, 영어간판의 두 단어

껀터의 간판은 99%가 베트남어라 영어간판은 찾기 어렵다. 영어간판이 보인다면 karaoke(가라오케), massage(마사지), coffee(커피), bank(은행), hotel(호텔) 정도다. 이중 가라오케와 마사지는 간판 100%가 영어다. 커피, 은행, 호텔 간판은 베트남어나 영어로 쓰거나 베트남어와 영어를 함께 쓴다. 

99% of the signboards in Can Tho city are in Vietnamese, so English ones are rarely found hard. If you see an English signboard, it's about karaoke, massage, coffee, bank and hotel. Among them, 100 percent of karaoke & massage signboards are in English. The signboards of coffee, bank and hotel are written in Vietnamese or English, or in combination with Vietnamese and English.    


카페 Phale

커피는 영어 coffee를 그대로 사용한다. 하지만 coffee shop 또는 coffee house(커피 점)라는 간판은 볼 수 없다. 프랑스어 Cafe나 프랑스어가 베트남어로 바꾸어진 CàPhê (CaPhe)를 주로 사용하며 거기에 coffee를 함께 적어 놓기도 한다. 


껀터에는 카페가 아주 많고, 게다가 간판이 영어 등으로 잘 되어 있어 어디서나 커피를 마시고 간단한 음식까지 먹을 수 있는 카페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카페를 즐겨 이용하며 커피를 많이 마시게 되는 이유 중의 하나이다. 


베트남 투자개발 은행(Bank of Investment and Develpment Vietnam, BIDV)

은행은 베트남어로 ngân hàng이라고 한다. 한국말 은행과 비슷한걸 보면 한자 銀行(은행)에서 유래된 게 분명하다. 은행간판은 은행이름과 함께 ngân hàng, bank, ngân hàng+bank로 되어 있다. 


호텔은 베트남어로 khách sạn이다. 베트남에 온지 얼마 안 되어 메콩 델타 하우장, 안장성 출장을 다녀와서 khách sạn이 호텔인 줄 모르고 칵산 호텔에서 자고 왔다고 이야기 하며 웃은 일이 있다. 껀터 시내 큰 호텔은 hotel로 간판이 되어있지만 아직도 khách sạn이나 영어를 같이 쓴 간판도 있다. 



내가 살고 있는 카이랑구 푸투방 현판임(카이랑군 푸투 방 당위원회, 인민위원회)

은행, 호텔과 달리 공공기관, 학교, 일반건물, 거리, 상점의 간판은 몇 곳을 빼고는 거의 베트남어로 되어 있다. 정부기관 즉 한국의 군청이나 구 등에 해당하는 기관간판도 베트남어다. 그러다 보니 거리의 수많은 간판을 보아도 뜻을 전혀 알 수가 없다. 뜻을 모르니 건물이나 거리이름, 장소 등의 기억이 잘 안 된다. 이 때문인지 부끄럽지만 껀터 생활 20개월이 넘은 지금도 껀터의 거리나 건물이름을 잘 모른다. 시청이나 큰 호텔 몇 개를 빼고는 어디서 만나자고 하면 찾아가기 쉽지 않다. 


껀터인의 베트남어 사랑은 유별나다. 이런 껀터에 베트남어를 제치고 영어로 터줏대감 노릇을 하는 karaoke와 massage를 보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KQ massage(왼쪽), 파라다이스 karaoke(오른쪽)


가라오케는 한국의 노래방과 비슷한 일본말을 발음 나는 대로 표기한 영어다. 그런데 가라오케가 베트남어가 아닌 영어로만 간판에 사용되는 까닭을 추정해보면 이렇다. 첫째, 일본에서 들어온 게 분명하고, 둘째 그 이전에는 껀터에 이런 것이 없어 이를 나타내는 베트남 고유의 이름이 없으며, 셋째 1940년대 일본군의 베트남 주둔, 넷째 전쟁 후 일본의 정략적인 막대한 베트남 지원, 다섯째 일본의 무시 못 할 경제적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산물이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이곳 가라오케는 한국 노래방과 달리 패밀리(Family) 가라오케가 대부분이어서 많은 가족들이 같이 가서 즐긴다. 한국사람 못지않게 껀터 사람은 노래하기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아파트주변을 산책하다 보면 집 안에서 마이크를 잡고 노래를 하는가 하면 거리파티에서는 노래가 빠지지 않는다.


마사지는 서양에서 유래한 외래어이다. xoa bóp이라는 베트남 말이 있기는 하지만 간판에는 100% massage라고 쓴다. massage 영어가 간판에 그대로 사용되는 까닭은 이용하는 주 고객이 외국관광객 때문이라고 본다. 이런 현상은 비단 베트남뿐만 아니라 캄보디아, 라오스 등 동남아국가 대부분이 다 똑 같다. 다만 베트남의 경우 발음은 마사지로 들리지 않고 ‘마사’라고 들린다. 


앞으로는 가라오케와 마사지 이외에도 다른 기관이나 상호 이름까지 간판에 영어로 표기되었으면 한다.

간판이 뭔가? 간판이 설치되어 있는 건물 등의 이름 아닌가? 그렇다면 간판은 보는 사람이 쉽게 이해하고 기억할 수 있어야 좋다. 꼭 베트남어만 고집할 이유가 없다. 


지금까지는 껀터에는 베트남사람이 대부분이어서 베트남어 간판만 있는 것이 문제되지 않았을지 모른다. 그러나 이제는 껀터에도 30~50명으로 추정되는 한국인을 포함하여 수백 명 이상의 외국인이 활동하고 있다. 그뿐 아니다. 베트남 국립관광청 자료에 의하면 2017년 껀터를 찾은 외국인이 750만 명이나 되었다고 하니 베트남어 간판을 영어로 바꾸는 문제를 긍정적으로 검토할 때가 되었다.

 

간판 바꾸는 예를 하나들면 간판에 베트남어를 쓰고 옆이나 아래 어디에든지 영어를 작게라도 써 주었으면 한다. 이렇게 하면 껀터를 찾는 외국관광객들이 좀 더 편안하게 여행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그들의 여행 즐거움이 커질 것이고, 이에 힘입어 외국관광객도 늘어날지 누가 아는가? 껀터시 관계당국의 적극적인 호응을 기대한다.    

Now it's time to positively consider the issue of changing the Vietnamese signboards to English. 

One example of changing signboards is to use Vietnamese on signboards, and to write English small anywhere near or below. This will make it more comfortable for foreign tourists to visit and travel to Can Tho. Who knows then that their travel enjoyment will grow, and that will increase the number of foreign tourists as a result? I look forward to the active response from relevant authorities in the Can Tho c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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