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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옥지 Nov 28. 2022

버블경제와 시티팝

어둡고 쓸쓸한 도쿄의 밤을 조명하는 <음악 예술>

지금부터 약 40년 전, 일본 <버블경제>와 맞물리는 80년대 시기가 있었다. 일본의 경제 호황기라고도 불리며 거품이 꺼진 뒤 계속되는 경기 침체 때문에 잃어버린 30년이라고도 한다. 레트로 붐이 지속되면서 나는 옛날 일본 음악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바로 '시티팝'이라는 장르이다. 시티팝은 일본 버블경제 시기에 호화로웠던 경제 부흥기에 맞춰 도시의 아름다움과 경제적 여유로움을 표현하는 노래들이 많은데, 반대로 버블경제의 쓸쓸함과 도회적인 이미지를 그려낸 노래 또한 많다. 시티팝은 경제 호황기에 맞춰 여유롭고 즐거운 음악들도 다수 있지만, 사랑과 실연으로 아파하는 젊은이들의 마음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노래들도 많다.


버블경제로 인해 많은 여유를 가지게 된 사람들의 즐거움 이면에 모든 것을 다 가졌지만 쓸쓸하고 외로운 사람들의 이면, 화려한 네온사인이 가득 펼쳐진 도시의 가장자리에 있는 조명이 들어오지 않는 거리를 비춘 듯한 쓸쓸한 도시 비트를 다루어 낸 것 또한 특징이다. 이런 시티팝에 열광하는 이유는 일본 버블경제가 과거 레트로의 감성에 충실한 멜로디임에도 경제 호황기답게 세련되고 힙한 음악성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70년대 야마구치 모모에에서 마츠다 세이코로 아이돌 세대교체가 이루어진 1980년도 초, 분위기가 탈바꿈되면서 상큼하고 귀여운 음악은 물론 '나카모리 아키나'의 음악처럼 도도하고 세련된 음악성을 가진 음악들도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하면서 80년대 일본의 다양한 음악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흥밋거리이다. 아이돌 말고도, 솔로 가수의 행보도 돋보였는데 여름의 뜨거운 햇빛과 파라솔을 떠올리게 하는 <야마시타 타츠로>의 노래나 계절성이 돋보이는 크리스마스 캐롤, 여름 시티팝 등 가사와 멜로디에서도 계절성을 느낄 수 있는 비트가 특징이다.


다양한 음악성이 돋보인 만큼, 80년대 많은 일본 가수들은 '다양한' 시도를 했으며 그곳에서 자신들만의 음악의 정체성을 찾아갔다. 80년대 일본 음악은 멜로디도 멜로디 나름대로 좋게 느껴지지만, 가사를 보면 서정적이고 솔직 담백한 귀여운 가사들이 돋보이는데 여기서 이 시대만의 낭만과 감수성이 돋보인다. 레트로 감성의 특징은 이런 낭만과 감수성이고 이런 감성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여기서 버블경제 호황기의 세련됨까지 맞물리면서 80년대 '시티팝'은 옛스러운 감성은 그대로 가져가되, 세련되고 도회적인 새로운 느낌도 느낄 수 있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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