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적 흙수저와 정서적 금수저
인간발달의 체계는 생각보다 복잡하다. 신체적인 것은 물론이거니와 평생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심리적 정서적 안정이 유지되는 것은 모든 사람이나 동물에게 중요한 부분일 것이다. 한 개체가 태어나서 살아가고 죽음을 맞이하는 과정에서 많은 경험과 무의식의 회로는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엉겨 붙으면서 자신의 역할을 다하게 된다.
이 역할을 하기 위한 배경이 대게 어린 시절에 형성된다. 하나의 경험이 결코 여러 경험을 대신하지 못한다. 아이가 백지상태인 상황에서 어떤 상황에서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배운다. 대게 주 양육자인 부모가 ‘그렇게 하면 안 되는 거야 ‘, ‘그렇게 해서 속상했구나 그럴 땐 이렇게 말하는 거야 ‘라는 식으로 무의식적으로 부모는 자녀에게 인간의 권리, 타인에 대한 배려를 속속히 알려준다.
어린아이는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부모의 배려로 자신의 잘못된 생각 회로를 바꾸게 되고 이러한 양육 과정을 4년, 7년, 12년, 18년 그리고 성인이 될 때까지 끊임없는 뇌 발달로 무의식적인 데이터를 자신의 창고에 저장해 놓고 꺼내 쓰는 식이다. 비유를 하자면 커다란 책장에 삶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비언어적인 표현, 규칙, 규범, 인간관계의 대응 이런 책들이 주르륵 꽂혀있다.
정상적으로 사랑을 받으며 자라난 아이는 삶을 살아가면서 시행착오가 있을 때마다 무의식적으로 책장에 가서 쓰여있는 매뉴얼대로 행동할 수 있다. 대게 그 데이터들은 사회통상적인 것이고 세상에 받아들여질 수 있다. 하지만 그 데이터가 현저히 부족할 경우 인간관계에서 이분법적이거나, 일방적이거나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데이터가 잡히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 데이터를 잡지 못해서 인간관계에서 올바른 대응을 하지 못할 경우 아이들은 동물적인 감각으로 어설픈 아이들을 알아보게 되며 그런 불안한 아이들에게 잽을 던져보고 대응하지 못하면 가해를 하게 된다. 감정적인 부분의 손상을 받지 않고 올바른 오랜 데이터가 쌓인 아이들과는 다른 모습으로 비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은 타인의 배려와 자신의 사랑이라는 뻔하고 포괄적인 개념이라는 거시적 개념에서, 인간관계의 기술 발달은 무의식적 데이터의 총합임을 미시적인 관점에서 생각해 보고 올바른 데이터를 하나하나 지금이라도 올바르게 잡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