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린의 노래2

꽃잎을 어루만지듯

by yukkomi

1화. 바이올린의 노래

https://brunch.co.kr/@yukyung2001/112


2. 꽃잎을 어루만지듯

얼마 지나지 않아 루카는 바이올린 레슨을 받았다.


"루카야, 바이올린은 꽃잎을 어루만지듯이 해야 해."


바이올린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도도 솔솔 라라 솔"


선생님의 손끝에서 흘러나오는 시범 연주는 마치 봄바람이 꽃잎을 스치듯 부드럽게 방 안을 채웠다.


하지만 꽃잎을 어루만진다는 것은 아홉 살 개구쟁이 소년 루카에게는 이해하기 어려운 말이었다.


"이제 천천히 활을 움직여보자. 서두르지 말고. 바이올린과 대화하는 것처럼."


루카의 가슴이 두근거렸다. 머릿속에서는 이미 성당에서 들었던 완벽한 선율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높은 천장을 울리며 퍼져나가던 그 신비로운 화음들, 마치 천사들의 합창 같았던 그 소리들...


"긱... 끼이익—"


하지만 까칠이에서 나온 소리는, 녹슨 그네 고리가 바람에 삐걱대는 소리처럼 루카의 예민한 귀를 자극했다.


"이게 아닌데! 분명히 이런 소리가 아니었어!"


루카의 얼굴이 순식간에 실망으로 물들었다.


"루카야, 천천히 다시 한번 해보자.

처음에는 누구나 이래."


"끼이익—끼끽"


이번에도 녹슨 문짝이 삐걱거리는 듯한 소리가 방 안으로 흘러나왔다.

기대했던 소리가 나오지 않자,

틀린 문제를 계속 틀리는 것처럼 루카는 조급해졌다.

먹구름이 몰려오듯 불안이 루카 마음에 가득 찼다.



거슬리는 소리에 온 신경이 꽂혀서, 선생님의 말은 주변을 맴돌기만 했다.




선생님이 가시자, 루카는 또다시 연습에 몰두했다.


루카는 하나에 집중하면 그것이 완벽하게 이뤄질 때까지 쉬지 못하는 성격이었다.

밥도 제대로 먹지 않고, 화장실 가는 것도 아까워했다.


루카는 바이올린도 반드시 정복할 것이라고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하지만...

바람이 커질수록 손가락에 힘이 들어갔고, 활을 쥔 오른손도 딱딱하게 굳어갔다. 활이 현 위를 거칠게 긁으며 날카로운 소리를 냈다.


'반짝, 반짝, 작은 별'


루카의 마음과 달리 바이올린은 빛나는 소리가 아니라 바람에 흔들리는 촛불처럼 피로한 음을 뿜어냈다.


"까칠이! 선생님의 바이올린은 예쁜 소리를 내던데, 왜 넌 안 되는 거야!"


바이올린은 작은 몸을 움츠렸다.


*무서워... 루카가 화났나 봐. 너무 불편해....*


루카의 짜증 섞인 깊은 한숨에 긴장한 바이올린은 더욱 불안정한 음정을 만들어냈다.


"바이올린은 정말 싫어! 왜 마음대로 안 되는 거야!"


루카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창밖으로 퍼져나갔고, 더위에 지친 매미들도 짜증을 내듯 요란하게 울어댔다.


방안엔 까칠이와 루카 사이에 냉랭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숨을 쉬는 것조차 조심스러워.

루카가 날 밀어내는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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