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소설-자유의 날개6

자유의 날개

by yukkomi

1.고장 난 저울

2. 나음 이야기

3.담너머의 봄

4. 붉은 강

5.생명마을

6.자유의 날개

-질문도 감정도 허락되지 않았던 마을, ‘종교성’에서 태어난 아이 ‘나음’.

억압 속에서 자라난 그는 우연한 만남을 통해 ‘나다움’이라는 새 이름을 얻고,

자유와 사랑, 그리고 자기다움을 배워가기 시작합니다.

그 여정의 끝에서, 나다움은 한 사람을 떠올립니다.




정이


나다움은 혼자 강가를 걷고 있었다.

잔잔한 바람, 조용히 흐르는 물결.

그 물길의 끝자락에 작은 새장 하나가 놓여 있었다.

너무 오래 갇혀 있었던 걸까.

문은 열려 있었지만, 새는 날지 않았다.


자유가… 어쩐지 낯설어 보였다.

나다움은 조심스레 다가가 새를 잔디 위에 조용히 내려놓았다.

새는 망설이듯 몇 번 날갯짓을 하더니, 이내 하늘을 향해 힘껏 날아올랐다.

텅 빈 새장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하나의 얼굴이 떠올랐다.


'정이'


이름 하나 떠올렸을 뿐인데, 눈물이 조용히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편지

그날 밤, 나다움은 아껴 두었던 편지지를 꺼냈다.

그 위에 한 글자 한 글자 적어 내려갔다.




정이야,

... ...


나는 지금 ‘생명마을’이라는 곳에 있어.


여긴… 진짜 꽃도 많고, 새도 많고, 공기도 다르게 느껴져.


맑고 시원한 강에서 친구들이랑 수영도 하고,

공원에서 맨날 뛰어놀아.

너무 신나게 놀아서 아침에 일어나기 힘든 날도 많아.

가끔은 아침도 거른 채 학교에 가.

이상하지? 예전엔 그런 나, 나도 상상 못 했거든.


여기선 마음을 감추지 않아도 돼.

모르는 건 물어볼 수 있고,

싫은 건 싫다고 말해도 괜찮아.

그것 때문에 가끔 친구랑 싸우기도 하는데, 벌점은 없어.

맘이 풀릴 때까지 서로 기다려줘.


그리고 놀라지 마. 여긴 시험이 없어.

시험이 없으니까, 배우는 게 정말 재밌어졌어.

이것저것 배우다가 글 쓰는 재미에 푹 빠졌거든.

내 이야기를 쓴다는 게 이렇게 좋은 건 줄은 정말 몰랐어.

요즘엔 우리가 함께 살던 종교성 이야기를 쓰고 있어.


정이야, 네 생각이 자주 나.

네가 여기 있었다면 어땠을까… 자꾸 상상하게 돼.

보고 싶어, 정이야.

– 나음이가


편지를 보낸 뒤, 나다움은

집 앞 편지함을 열어보는 습관이 생겼다.


긴 기다림이 익숙해질 무렵,

정이에게서 답장이 도착했다.


...

정말 그런 곳이 있을까?

네가 그렇게 달라졌다는 말…

솔직히 잘 믿어지지 않아.

...


나다움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그렇게 실망이 마음에 머물려던 찰나, 알 수 없는 소망이 가만히 고개를 들었다.


‘그럴 수 있어… 나도 처음엔 믿지 못했으니까.’


나다움은 다시 펜을 들었다.


그리움과 기다림이 쌓여 가던 어느 날,

편지함에 정이의 이름이 적힌 편지가 도착했다


나음아… 나 좀 도와줘.

요즘, 숨이 막혀.


자유가 뭔지는 잘 모르겠어.

근데… 그냥, 자유롭게 살고 싶어.


'정이야…'


나음은 편지를 가슴에 꼭 안았다.


굳게 닫혀 있던 정이의 마음 문이 삐걱이고 있었다.

그 조그만 틈 사이로, 봄바람 같은 희망이 조용히 스며들고 있었다.

"정이에게서 답장이 왔대요."


오래 기다려온 봄소식처럼,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은 마음을 하나씩 보태기 시작했다.

옆집 아주머니는 쿠키를 굽고, 별이와 친구들은 장갑을 뜨고, 토끼 인형을 꿰매고, 정성스러운 손 편지를 써서 모았다.

나그네는 조심스럽게, 붉은 강을 가르던 오래된 지팡이를 내주었다.

모두의 마음이, 하나씩 모였다.



저녁 무렵, 하얀분이 나다움을 찾아왔다.

그는 말없이 나다움을 끌어안아 주었다.

한참을 그렇게 안고 있다가, 아주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두렵지 않니?”

“조금이요.

그래도…

가고 싶어요.”

하얀분은 조용히 손을 내밀었다.

나다움이 속삭였다.


“같이 가 주시는 거예요?”


“물론이지. 너와 어디든… 함께할 거야.”


그의 말은 빛이 되어, 나다움의 마음속을 환하게 밝혀주었다.


바람이 불어왔다. 아주 부드럽고 따뜻한 바람.


그리고 그 바람을 타고, 은빛 깃털 하나가 천천히, 조용히 날아올랐다.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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