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2, Morning, Douro
8월 25일, 월요일. 오전 7시부터 10시까지.
(from 7 am to 10. Mon. 25th, Aug. Douro River)
“삶을 멈추고 달아나 본 적이 있나요?”
아닙니다.
당신도 짐작하듯,
나는 중단 없이, 대체로 있어야 할 자리에서 살아왔습니다. 아마도 여느 사람들처럼, 당신처럼요.
끈기, 인내, 정성, 의지를 언급하려는 참은 아닙니다.
오히려 나는 용기가 없었습니다.
시(時)의 흐름에 맞추어 이리저리 나부끼거나, 어찌어찌 흔들리어 왔던 것입니다.
그래요. 물론 대수롭지 않은 날들은 아니었습니다만.
이제나저제나,
진실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디를 향하여 가고 어떤 것을 구하고자 하는지…
진정으로 무엇을 갈망하는지
그 윤곽을 감지하지 못하고 헤맬 따름이었습니다.
금 5주의 휴일은 하여 내게는 ‘허락된 달아남’이었습니다. 귀환이 전제된.
겁이 많은 나는 그 제한 안에서나마, 분방하게 탐구해 보고자 했습니다.
포르투에 도착한 이튿날. 조용한 강가를 양껏 걸었던 이른 아침을 기억합니다.
아직 시차에 적응하지 못해 오전 5시부터 눈을 뜨고 말았는데, 곧이어 밀려오는 허기를 채우려, 새벽부터 연다는 리베이라 광장 근처 빵집을 찾아가 뜨거운 에스프레소 한 잔에 나타 하나, 크루아상 하나를 해치우고 나오는 참이었습니다.
길 끝으로 강물이 반짝이는 게 보였습니다.
이른 월요일 아침이라서인지, 전날의 소란함은 온데간데없었습니다.
발길이 절로 끌리었습니다. 배는 채웠어도, 마음 허기의 깊이는 미처 헤아리지 못해, 그리 오래 걸을 줄 모르고.
오래 행복할 줄 그땐 모르고 말이지요.
리베이라에서 빌라 노바 드 가이아까지 한적하고 온난한 강가를 걷고 걸었습니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조금씩 달라지는 풍경이, 하나 뺄 것 없이 오롯하고 아름다워서 마음에도 담고, 사진으로도, 참 많이도 담았습니다.
‘무엇을 바라고자, 무엇을 버리고자 여기에 있나.’
그런 생각을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주어진 시간이 넉넉한 것 같기도, 겁나도록 순식간에 흘러 버릴 것 같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문득,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답니다.
하염없는 마음으로 이 순간을 그저 날려버리게 될까, 섣불리 두려워졌던 것 같기도 합니다.
통화는 길었고, 긴 통화를 마치고서도, 더 긴 시간을 내내 강가에 머물렀습니다.
강가에서는 흔한 풍경을 여럿 보았습니다.
곳곳 매달린 색색의 리본, 자물쇠 따위였습니다.
바람에 나부끼거나 흔들리면서도 용케 잘 매달려 있는 그것들을 보며, 나의 마음에 바람이 불었습니다.
타지의 설은 강가. 마음 달 곳을 궁리하던 나는 말이지요. 궁금했습니다.
어느 나라든지 어여쁜 곳에 가면 사람들은,
사랑이나 희망, 약속 같은..마음을 달아두고 싶은 걸까.
저렇게나 단단하게 묶어두고 싶은 마음 같은 거,
어디에, 언제쯤 나도 가질 수 있을까.
이제야 깨닫습니다. 그날은 고작, 나의 포르투 두 번째 날이었다는 것을요.
추신) Douro 강가는 언제나 축제 분위기입니다. 음식과 술, 차와 디저트, 음악과 장난, 수많은 사람이 항시 어우러집니다. 아주 매력적인 소란함이죠. 그런데요, 아주 이른 아침 아직 ‘시작되지 않은’ 빈 강가도 사무치게 아름답답니다. 혹시 시차 적응에 실패해 일찍 깨어나는 날이 있다면, 꼭 닿아보기를 권합니다. 분명히 오래 행복할 거예요. 참, 제가 갔던 빵집이 장난 아니게 맛있는데, 문의는 댓글이나 메시지로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