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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염홍철 Apr 18. 2024

물리적 시간과 심리적 시간


  요즘은 실외에서 걷기를 주로 하고, 집이나 사무실에서는 가볍게 아령을 통해 근력 운동을 합니다. 그런데 과거에는 헬스클럽에서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병행하였지요. 유산소 운동은 트레드밀(러닝머신)을 이용하는데 자연히 걷거나 달리면서 트레드밀의 계기판을 주시하게 됩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중요한 점을 발견하게 되지요.


  계기판의 모든 숫자는 걷는 사람의 의지와 노력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속도‘는 시간당 8킬로미터로 걸을 수 있고, 10킬로미터로 걸을 수도 있습니다. ’ 경사‘를 5도로 놓을 수도 있고, 7도로 놓을 수도 있습니다. 걷는 사람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 거리’나 ‘칼로리’의 숫자가 조정됩니다. 그러나 걷는 사람의 능력이나 의지로 조정할 수 없는 것이 한 가지 있지요. 바로 걷거나 뛰는 ‘시간’입니다. 빨리 뛰어도, 급경사로 걸어도 시간은 규칙적으로 흐를 뿐입니다. 시간은 인간의 능력으로 조정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반면에 심리적 시간은 변화무쌍하지요. “벌써 한 시간이나 지났어.”, “금년 여름은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갔네.”, “올겨울은 너무 기네.” 등등 물리적 시간과는 다른 심리적 시간을 체감하게 됩니다.


  제가 <너와 나의 시간>이라는 시를 통해 “… 시간은 오직 신만이 조정하지만, 마음의 시간과 물리적 시간으로 맞출 수 있다면, 누구나 시간의 제약에서 자유로워지리…”라고 밝힌 바도 있습니다. 이렇게 심리적 시간과 물리적 시간은 분명히 차이가 있습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이 그것을 혼동하지요. 어쩌면 불행의 원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심리적 시간과 물리적 시간을 일치시키는 노력과 습관이 필요합니다. 분명히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 있는 표준시계의 시간과 벽에 걸려 있는 달력의 한 달은 변동이 없는데 우리는 그것을 혼동함으로써 판단의 기준마저 착오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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