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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염홍철 Apr 22. 2024

겸손하게 그러나 당당하


  ‘무엇과 무엇의 조화‘라는 말은 멋진 말입니다. 아주 이상적이지요. 그러나 사실상 실현하기는 힘든 말입니다. 특성이 다른 것을 조화시키거나 조화롭게 만드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우리의 목표이며 지향하는 자세이어야 합니다.


  평소에 저 자신에게 다짐하면서 다른 사람들에게도 권하는 말이 있습니다. 특히 공직에 있을 때나 새마을운동에 몸을 담고 있을 때 직원들에게, ’ 겸손하게 그러나 당당하게 ‘ 하라고 강조하였습니다. ’ 겸손하게’는 상대에 대한 존중과 배려, 자신은 낮추는 태도를 나타내는 말이지요. 그러나 ‘당당하게 ‘는 ’ 겸손하게’에 반대되는 말은 아니지만 그 둘은 태도와 자세에 뉘앙스의 차이가 있지요. 여기서 ‘당당하게 ‘는 자신이 하는 일이 바르고 떳떳하다는 자신감에서 비롯됩니다. 그러니까 겸손한 자세를 유지하면서도 업무에서는 원칙을 지킨다는 뜻입니다.


  조선시대에 선비들의 마음공부의 기본이었다고 하는 <근사록(近思錄)>은 성리학의 실천 철학서이기도 하지요. 거기에는 “대담하게 되기를 욕심내고 소심(小心)하게 되기도 욕심내라(膽欲大而心欲小)”는 경구가 나옵니다. ’ 대담하게 하되 세심하라 ‘는 뜻이지요. 이것도 모순적인 개념일 수도 있지만 이러한 양면을 지켜야 큰일을 해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대담하면서도 동시에 면밀한 조사나 신중한 접근을 일의 기본으로 삼아야 합니다.


  이러한 사례는 리더십 이론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바람직한 리더십에서 흔히 인용되는 ’ 겸허함과 맹렬한 결의의 혼합’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겸허나 겸손’과 ‘맹렬과 열정’은 모순적 특성이 될 수 있지만 이것을 결합하는 것이 리더십의 으뜸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겸허와 열정을 용광로에서 융합시켜 새로운 특성으로 만들어 내야 하는 것입니다. 모두 쉽지 않은 일이지만 모순적 특성 중 한쪽만을 강조하지 말고 양자를 결합해야 목표를 이루어 낼 수 있습니다.


  ‘겸손하게 그러나 당당하게’를 강조하면서, 에스텔 스미스의 “강하나 과하지 않고 조용하나 침묵하지 않으며 확실하나 오만하지 않다”는 유명한 말을 상기시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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