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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염홍철 May 14. 2024

부처님 오신 날

 


  내일은 불기 2568년 ‘부처님 오신 날’입니다. 우리나라는 1975년부터 부처님 오신 날을 공휴일로 지정하였지요.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르는 불교는 기독교, 이슬람교, 힌두교 다음으로 교세가 큰 종교입니다. 사실 ‘종교(宗敎)‘라는 한자어는 불교가 으뜸가는(宗) 가르침(敎)이라는 뜻으로 표현한 데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불교 신자는 아니지만 부처님 오신 날을 축하하며,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수박 겉핥기겠지만 불교의 특징을 살펴보겠습니다.


  저는 현재 카이스트 ’ 명상과학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는 미산 스님과 교류하고 있습니다. 전에는 자주 뵙고 명상에 대한 말씀을 들었으나 요즘에는 뵙지는 못하고, 그분이 쓴 글을 주로 읽지요. 미산 스님은 출가 수행자로서 영국 옥스퍼드대학에서 초기 불교를 전공한 학승입니다. 미산 스님은 “불교는 절대적 유일신을 믿지 않는 전통에 속하는 종교이며 신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궁극적 진리와 최상의 행복을 논하지 않는다고 한다.”라고 말씀하십니다. 한편 조성택 고려대학교 철학과 교수도 불교의 문명사적 의의는 “신(神) 중심적 세계관으로부터 인간이 중심이 되는 새로운 인본주의적 세계관”이라고 주장하였습니다. 이미 부처님도 “길흉화복은 인간 세계의 질서는 신(神)의 의지나 사제들의 제사 행위가 아니라 우리 자신의 ’ 행위’에 달려 있다.”라고 선언했지요. 불교가 다른 종교와 상의한 것은 불교는 유일신을 믿지 않습니다. 즉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우리 바깥의 신’이 아니라 ‘우리 내면의 도덕‘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신에 대한 견해가 다양합니다. 미산 스님도 “인간 이외의 천상 세계의 다양한 신들의 존재는 인정한다.”라고 했으며, 불교 지도자인 김홍근 박사는 “’ 신‘이라고 하든 ’ 마음‘이라고 하든 개의치 않고”, 다만 창조주와 피조물의 이분법적 구분은 반대하지요. 그것은 절대적인 신과 상대적인 피조물이 따로따로 있다면 그것 자체가 모순이라는 것이지요. 더 나아가 마음이 곧 창조주라고도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상 조성택의 <부처> 참조)


  불교의 핵심 사상은 부처님의 수행적 체험이 ’ 가르침‘으로 체계화된 것이며, 자신의 ’ 깨달음‘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진리는 누구나 인식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여기에서 깨달은 자가 부처가 될 수 있고, 그렇기 때문에 부처는 고유명사가 아니라 보통명사라는 것이지요. 부처님은 깨달음을 얻은 제자가 60명이 되었을 때 “길을 떠나라. 모든 생명의 평화와 행복을 위하여 법을 설하라.”라고 하였습니다. 이것이 불교의 시작이었으며 2600년 동안 이어져 오는 것이지요.


  그러나 불교의 교리는 상당히 개방적입니다. 다른 종교에서, 즉 ’ 예수 가라사대‘, 또는 ’ 공자 가라사대‘라고 말하지만, 불교에서의 부처님은 ’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고 하여 강요하지 않습니다. 말씀은 ’ 하나‘라고 하지만 그 내용은 듣는 사람의 입장과 상황에 따라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같은 사안도 다르게 듣고 생각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정통과 이단의 시비가 없는 종교입니다. 그래서 부처님의 말씀은 시공간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 실천되어 오는 것이지요.


  부처님은 인생은 곧 수행이라는 사실을 자각하고, 마음이 모든 것의 원인임을 깨달은 위대한 스승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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