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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염홍철 Aug 01. 2024

삶을 푸른색으로 칠하자


  오늘은 8월의 첫날이네요. 제가 아끼는 지인이 대학 총장으로 취임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여름휴가를 다녀오셨는지요? 지금 휴가 중인 분들이 더 많겠지요. 휴가의 장소는 산도 있고 바다도 있으며 요즘은 농·어촌 생태 마을을 찾아 휴가를 즐기는 분들도 계신다고 들었습니다. 만일 바다에 가신 분들이라면 바다의 모습을 설명할 수 있으신가요? 그러나 바다의 참모습을 제대로 묘사하기란 쉽지 않을 것입니다.


  바다에 대한 아주 감동적인 글을 쓴 프랑스 철학자 로랑스 드빌레르 교수는 “인생을 제대로 배우려면 바다로 가라”라고 했습니다. 그는 바다를 ‘푸른색’이라고도 했습니다. 물론 그가 바다의 실제 빛이 푸른색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바다의 색깔이 시시각각 다르고, 바다마다 다른 빛을 내고 있다는 것도 잘 알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바다를 푸른색이라고 하는 것은 바다와 하늘의 관계 속에서 더 명확하게 설명합니다. 드빌레르 교수는 회색 구름이 끼는 흐린 날이면 바다는 청회색으로 물들고, 구름 하나 없이 맑은 날이면 하늘보다 더 푸른색을 낸다고 하였습니다. 이렇게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는 것처럼 보이는 하늘과 바다를 보고 있으면 바다가 푸른색인 것을 느낄 수 있는데 그것은 태양 덕분이라고 했습니다. 태양 빛에는 무지개를 이루는 다양한 스펙트럼의 색이 있는데 붉은색, 노란색, 주황색은 흡수되고 녹색은 사라지며 결국 남는 색은 푸른색뿐이라는 것이지요.


  그러나 드빌레르 교수가 우리에게 말하고 싶은 것은 바다의 색이 푸르다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바다처럼 일상에서 빛을 조절해서 나만의 멋진 색을 꾸미라는 것이지요. 그래서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새롭게 배우고, 멋진 아이디어를 찾고, 매일 같이 출근하고 퇴근하는 길에 일상 속 반짝이는 것에 반하고,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말을 알게 되면서 하루를 즐겁고 뜻깊게 보낼 수 있다”라고. 우리 일상의 색은 우리가 칠해야 합니다. 우리가 색으로 꾸며지는 것이 삶 자체인 것입니다. 평범한 것을 특별한 것으로 바꾸면 됩니다.


  저는,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음악 방송을 틀고 커피를 내립니다. 쪽문으로 보이는 계룡산 자락이 음악과 커피를 어울리게 만들어 주지요. 저는 이 시간을 ‘해피 아워’라고 합니다. 가장 행복한 시간입니다. 아침이라 공기는 상큼하고 주위는 적막합니다. 음악 채널에서 흘러나오는 아리아는 가슴을 설레게 하고, 이 순간 입안으로 퍼지는 커피 향은 무아지경에 빠지도록 만들지요. 영적 감흥을 얻는 순간입니다. 저는 드빌레르 교수에게 답합니다. 이런 반복되는 일상을 보내면서 삶을 푸른색으로 칠하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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