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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세대의 언어 변화

by 염홍철


대학에 있다 보니 자연히 대학생들을 비롯한 젊은 세대에 관심을 갖는 것은 물론이고, 그들의 언행을 가까이서 접하게 됩니다. 세상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지만 젊은 세대들의 생각과 행동도 급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먼저 그들의 언어가 변화하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언젠가 <아침단상>에서 젊은이들은 ‘존경한다’ 거나 ‘예의를 지키자’라는 말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고, 그 대신 ‘사랑한다’ 또는 ‘좋아한다’는 솔직한 표현을 선호한다는 것을 말한 적이 있습니다.


요즈음 젊은 세대들은 줄임말로 많은 소통을 합니다. ‘TMI’라는 말이 있는데, 이것은 듣고 싶지 않은 정보가 제공될 때 하는 말입니다. 영어 Too Much Information의 첫 글자이지요. ‘멘붕’이라는 말은 많이 알려져 있는데, 큰 충격을 받아서 정상적인 사고나 행동이 불가할 때 멘털 붕괴라는 줄임말을 쓰고 있습니다. 요즘은 ‘인싸’, ‘아싸’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 ‘인사이더’와 ‘아웃사이더’의 줄임말입니다. 당연히 인정받거나 무리 안에 속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그리고 ‘갑분싸’와 ‘낄끼빠빠’라는 말을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갑분싸’는 갑자기 분위기가 싸해진다는 얘기이고, ‘낄끼빠빠’는 ‘낄 때 끼고 빠질 때 빠져라’라는 말입니다. 이게 좋은 현상인지 바람직하지 못한 것인지 정확한 구분을 할 수 없으나 재치를 통해서 즐거운 소통에는 한몫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병원이나 미용실 같은 곳에 근무하면서 고객을 상대하는 젊은 여성들일 경우 명령문을 의문문으로 바꾸어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앉으세요’를 ‘앉으실까요?’라고 말합니다. 저는 그 여성에게 왜 명령문을 의문문으로 바꾸어 사용하느냐고 물어봤더니 ‘‘앉으세요’라는 명령문보다는 의견을 묻는 ‘앉으실까요’라는 말이 더 겸손하고 상대를 배려하는 말이 아닌가요?’라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따라서 젊은이들의 언어의 변화는 그들이 사고 변화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젊은이다운 기발함과 재치도 있지만 권위주의적인 것을 거부하는 측면도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를 긍정적으로 보고 싶습니다. 그들이 존경과 예의라는 단어를 선호하지 않고, 명령문 대신 의문문을 쓰고 있지만 남을 의식한 가식이나 위선이 없고, 보다 솔직하고 실용적입니다. 그리고 공정한 세상을 우선적으로 고려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이들이 가진 긍정적인 요소가 있다면 그것에서 파생되는 부작용도 있지요. 지나치게 무례한 언어를 사용한다든지 솔직하고 직설적인 나머지 격이 떨어지는 언어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으니까, 이 점은 학교나 가정에서 어른들의 조언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언어는 감정의 표현과 의사전달의 수단이기 때문에 삶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오늘 젊은이들의 언어 변화를 관찰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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