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인문학 강의를 할 때마다 두 편의 짧은 시를 소개합니다. 하나는 윌리엄 블레이크의 <순수의 전조>라는 시입니다. 이 시는 IT 분야에서 최대의 업적을 남긴 스티브 잡스가 ‘자신의 사업에 아이디어와 영감을 준 시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윌리엄 블레이크는 영국의 시인이며 화가이고, 18세기 후반에서 19세기 초까지 활동한 분입니다. 스티브 잡스는 윌리엄 블레이크가 어떻게 자신의 사업에 영감을 주었는가를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습니다. 먼저 그의 시를 소개하면,
“한 알의 모래에서 세계를 보고
한 송이 들꽃에서 천국을 본다.
그대 손바닥 안에 무한을 쥐고
한순간의 영원을 보라.”
어때요? ‘그대 손바닥 안에 무한을 쥐고’ 즉, 우리 손바닥 안에 쥐고 있는 휴대폰은 그 안에 무한이 담겨 있는데, 스티브 잡스는 바로 이 시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무한을 손에 쥐게 하는) 휴대폰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더구나 그 시는 최근의 작품이 아니라 약 200년 전에 쓰인 것이지요. 시 한 편이 세계 역사를 바꿀만한 위대한 발명을 하는 데 아이디어를 준 것입니다.
제가 소개하는 또 하나의 시는, 미국의 시인 엘리자베스 스파이니스의 작품인데, <영원>이라는 시입니다. 그 시를 소개하면,
“단단한 암석으로 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 위로
백 년 만에 한 번씩
한 마리 새가 지나가면서
그 날개의 끄트머리로
산 꼭대기를 가볍게 스치고 간다.
영원이란
그 새가 계속해서 스치고 날아가
마침내 산이 완전히 닳아 없어질 때까지
걸릴만한 시간이다.”
이 시도 과학으로도 입증할 수 없는 영원이라는 시간을 가장 설득력 있게 설명한 시가 아닐까요? 단단한 암석으로 된 산 위로 백 년에 한 번씩 새 한 마리가 날개 끄트머리로 먼지 정도를 스치고 지나갔을 텐데, 그 산이 닳아 없어지고 평지가 되었다니 얼마나 긴 시간입니까? 그것이 영원이라네요.
이렇게 시를 비롯한 문학작품은 우리에게 많은 영감을 주기 때문에 기업인에게는 새로운 사업과 같은 창조적 구상을 하는 데 자극을 주며 일상에서 우리에게는 더 나은 삶, 더 나은 자아로 이끌어 주는 것입니다. 따라서 인문학은 기적을 만들어 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