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구온난화를 방지하는 가장 중요한 수단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따라서 거의 모든 나라들이 2050년까지는 ‘탄소중립(현재 매년 510억 톤의 온실가스 배출을 0으로 만들자는 것)’에 도달하는 목표를 세우고 있지요.
저는 과거 ‘도시는 어떻게 인간을 더 풍요롭고 행복하게 만들었나?’를 탐구한 에드워드 글레이저 교수의 <도시의 승리>를 탐독하여, 시정에 활용한 경험이 있습니다. 대부분 글레이저 교수의 주장에 공감하면서도, 한 가지 환경 문제에 대해서는 의문을 가진 바 있습니다. 이분은 “나무와 풀에 둘러싸여 살면서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도시에서 살면서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들에 비해서 훨씬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한다”는 가설을 전제로 여러 가지 주장을 편 바 있습니다. 그러면서 가장 도시화된 뉴욕은 오히려 1인당 가스 소비량이 가장 적은 도시이고, 승용차에 비해 대중교통 이용량이 많다는 것을 예시하기도 했습니다.
2011년에 쓰인 이 책(<도시의 승리>)은 중국과 인도의 1인당 탄소 배출량이 미국의 1인당 탄소 배출량 수준에 도달한 것인지를 전망하면서, 명확한 예상 수치를 제시하지는 않았으나, 중국과 인도의 1인당 탄소 배출량이 미국의 수준으로 높아진다면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은 139% 늘어날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13년이 지난 지금, 중국과 인도, 그리고 미국과 한국의 탄소 배출량을 비교해 보면, 중국은 연평균 1인당 탄소 배출량은 약 7.5톤 정도입니다. 인도는 이에 비해 아주 낮은 2.4톤입니다. 그러나 미국의 연평균 1인당 탄소 배출량은 15.5톤이고, 한국은 이보다 약간 적은 12.1톤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탄소 배출량으로 본다면 중국은 미국의 2분의 1 수준이고, 인도는 6분의 1 수준입니다.
미국의 탄소 소비량이 높은 것은 높은 에너지 소비와 자동차 사용이 주요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글레이저 교수의 가설에 대한 정확한 평가는 도시화 수준과 에너지(자동차 사용 포함) 사용과의 상관관계를 파악하는 것인데 앞으로 더 살펴봐야 할 과제입니다. 그리고 도시인들의 주택과 주거 환경 선호 경향, 장년 이후 세대의 일자리 등 미시적인 분석도 선행되어야 하겠지요. 그러나 편리한 도시나 쾌적한 외곽 지역의 선호도를 떠나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서는 재생 가능 에너지 같은 지속 가능한 에너지로의 전환이 근본적인 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