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크리스마스 날이었습니다. 하루 종일 ‘천사’와 ‘천국’이라는 말을 여러 번 들었지요. 그래서 저는 지상의 천사와 천국은 무엇인가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것은 한마디로 ‘어린아이’가 아닐까요? 어린아이로부터 천사의 모습을 볼 수 있고, 그들의 세계는 바로 천국입니다.
어린이를 무한히 사랑한 어느 목사님이 계십니다. 그분은 <어린아이처럼>이라는 책을 통해서 어린아이들의 특징을 설명했습니다. “무한한 상상력, 계산하지 않는 감수성, 작은 것에도 흥분하는 집중력, 끊임없이 질문하는 호기심, 겉과 속이 똑같은 투명성, 있는 그대로 말하는 냉정함, 두려움을 모르는 용기, 자신이 넘치는 여유로움, 우정을 생명처럼 여기는 공동체 의식, 몸으로 사랑하는 포용력” 등, 35개의 법칙으로 설명하였지요. (염홍철 <천천히, 천천히 걷는다> 32쪽 참조) 그 목사님의 설명에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그래서 제가 예전에 썼던 <땅 위의 천국>이라는 시를 소개해 보겠습니다.
해맑은 웃음소리
보드라운 살결
띄엄띄엄 어눌한 말이 향기롭다
뒤뚱뒤뚱 걷는 모습
작은 가슴에 담은 파릇파릇한 생각을
하나하나 쏟아내는 표정도,
입 삐죽삐죽 속상해하는 눈빛도 귀엽다
엄마 얼굴에 볼 비비며 맑은 소리 내고
아빠 좋아 안고 뒹굴며 지르는 환호성
속눈썹 드러내며 잠든 평온한 숨결은
천상에서 최고의 소리다
그 향기를 어느 꽃에 비길까
아름다운 그 모습 어느 화가가 그려낼까
천상의 그 소리 어느 악기 있어 표현할까
무구(無垢)한 모습에 기쁨 이기지 못하고
이 순간을 영원히 잡아두고 싶다
이 땅 위의 천국에 영원히 머물고 싶다
아이들은 부드럽고 유연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아이들의 연약함과 한계는 오히려 어른들에게 많은 교훈을 주기도 합니다. 어른이 되어도 어린아이 같은 마음을 간직하고 살면 얼마나 행복하겠습니까?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후 <마지막 강의>를 담은 동영상 중에 세계인의 심금을 울린 맨디 포시 교수는 어린아이 마음을 간직하기 위해서 항상 윗주머니에 크레용을 넣고 다니며 그 냄새를 맡았다고 합니다. 신비스럽기까지 한 동심의 세계는 아이들이 어른들에게 준 선물이 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