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 6일, 미국 대통령 선거의 부정선거 음모론을 항의하는 폭도들이 미국 의사당을 난입한 바 있습니다. 이 사건으로 폭도 4명과 경찰 2명이 사망하였고, 700여 명이 체포되었습니다. 이에 대해 언론들은 “민주주의 강대국에서 일어난 최초의 쿠데타”, 또는 “남북전쟁 이후 미국 정치 역사상 최악의 사태”라고 보도하였습니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우리 민주주의 기관에 총을 가했다”라고 1.6 의사당 테러를 비난하였지요.
FBI와 지방경찰은 폭동 지휘자들을 추적하였는데, 사실상 시민들이 잡아다 주었다고들 얘기합니다. 예를 들어 CNN 보도에 의하면 보스턴에 사는 18세 소년은 미 의사당 기습에 엄마가 참여하는 것을 TV 화면을 통해 보고 그 영상을 캡처해서 트위터에 올렸습니다. 또한 메릴랜드 도넛 식당에서는 의사당에 점거한 옛 동료를 발견하고 그것을 캡처하여 세상에 알렸습니다. 그러면서 “우리 모두 놀랐고 슬펐지만, 결코 그와 뜻을 같이하지 않는다. 이건 미국도 아니고 애국도 아니다. 민주주의를 위해 그를 고발한다.”라고 하였습니다. 따라서 많은 언론들은 사실상 트럼프가 선동한 이 ‘폭동’은 미국의 양심에 의해 ‘진압’되었다고 평가한 것이지요.
팩스턴 컬럼비아대 교수를 비롯한 다수의 정치학자는 1.6 의사당 폭동을 파시즘 또는 파시즘 진입의 징후로 파악했습니다. 이러한 평가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2기 대통령 취임식 날 1.6 의사당 난입 폭도들에 대해 징역형까지를 포함하여 1,500명을 일괄 사면했습니다. 트럼프는 유세 때, “하루만 독재자가 되겠다”라고 공공연히 주장한 것을 실천한 것이지요. 이런 일련의 사태에 대해 클린턴 재임 시 노동부 장관을 역임한 로버트 라이시 버클리대 교수는 ‘트럼프–머스크 공동 권력’을 “대기업과 결탁한 파시즘은 최악의 파시즘이다”라고 혹평을 하였습니다.
당연히 이 폭동의 배후에는 트럼프가 있었습니다. 트럼프는 당시 대통령 선거에서 패배하였는데, 많은 트럼프 지지자들은 트럼프에게 돌아갈 승리를 도둑맞았다고 믿고 있었습니다. 또 많은 미국의 보수주의자들은 폭력이 좌파로부터 자기들을 보호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지요. 명확한 증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선거 결과를 뒤엎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지요. 바이든 정부 때만 하여도 이러한 트럼프의 선동과 이에 동조한 테러 세력들에 대해 어느 정도 제압한 것으로 보였으나, 트럼프의 재등장으로 상황이 복잡하게 되었습니다. 미국은 파시즘과 테러리즘에 당면한 ‘민주주의 종주 국가’가 된 것이지요.
2기 트럼프 행정부는 민주주의를 진전시키지 않을 것입니다. 그 대신 미국의 힘을 과시하는 데 집중하여 우파 포퓰리즘을 극대화시키겠지요. 그러나 미국 민주주의는 200년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어느 한 사람이 이렇게 위대한 제도를 해체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미국의 민주주의는 트럼프의 첫 번째 임기를 잘 견뎌내었듯이, 그의 두 번째 임기도 잘 견뎌낼 것이라 믿고 싶습니다. 아직도 미국의 양심과 미국인의 정의감은 살아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