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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종교를 가져야 하는가?

by 염홍철




‘종교의 자유’는 인간의 기본권이기 때문에 누구도 종교를 강요할 수 없습니다. 다만 저는 며칠 전의 <아침단상>에서 바람직한 삶을 위해서는 종교를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왜냐하면 종교는 죽음 이후의 삶에 대한 믿음을 제공받을 수 있고, 현실적으로도 심리적 안정과 위안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삶을 더 풍요롭게 해 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였습니다.


그런데, 최근 우리나라는 종교를 믿는 사람의 비율이 감소하고 무종교인의 비율이 증가하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2023년 1월부터 11월까지 진행된 한국리서치의 ‘2023 종교인식조사’에 따르면 인구의 51퍼센트가 종교가 없다고 답했습니다. 그것을 연령대별로 보면 무종교인의 비율은 20대 69퍼센트, 30대 62퍼센트, 40대 55퍼센트, 50대 49퍼센트, 60대 이상은 36퍼센트로 나타나 있습니다. 나이가 젊을수록 무종교인이 많은 것이지요.


이렇게 무종교인이 증가하는 원인은, 종교에 대한 무관심이나 실망이 가장 큰 원인이겠지만 사회적 변화를 지적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가부장적 사회에서 사회적 박탈을 경험한 세대가 종교를 통해 보상받게 되었지만, 현대사회는 이런 경향이 약화하였습니다. 동시에 개인의 자유와 합리적 사고를 중시하는 문화가 확산하면서 전통적인 종교의 권위가 약화하였습니다. 그리고 무종교인들은 일상생활 속에서 종교인(신도)과 무종교인(비신도) 간의 특별한 차이점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사회일수록 종교를 가져야 하는 이유가 더 많아져야 하지 않을까요?


먼저 인간은 본능적으로 자신의 존재 이유와 삶의 목적을 찾으려 하는데 종교는 이에 대해 답을 제공하고 있으며, 특히 종교는 죽음을 피할 수 없는 인간들에게 죽음 이후의 삶에 대한 믿음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종교에 따라 죽음 이후의 세계가 다르지만, 천국에 갈 수 있고, 환생이나 영혼 불멸의 개념을 제공받을 수 있기 때문에 죽음이 덜 두려운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삶에서 심리적 안정과 위안을 받을 수 있지요. 기도를 하거나 명상을 하는 신앙적 실천으로 인해 정신적 평화를 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또한 종교의 가장 큰 목적은 종교가 개인에게 도덕적 기준을 강조한다는 데에 그 역할과 의미가 있습니다. 선과 악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제공하고 사람들이 도덕적으로 살아가도록 격려하고 인도하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신앙을 통해 영적 깨달음을 얻는 것이 종교를 갖는 가장 강력한 동기입니다.


이렇게 일반론적으로 종교는 개인의 신앙적 구원을 떠나 현세의 삶도 풍요로울 수 있고 사회를 정의롭게 하는 큰 기능이 있음을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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