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틴 케르델랑은 구글을 만든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을 단순한 검색 엔진 개발자로 보지 않고 정보를 조직하고 통제하는 것에서 나아가 “인류의 미래와 인간 존재 자체를 재설계하려는 야망을 가진 인물”로 묘사했습니다. 구글은 정보를 넘어서 생명과 죽음의 문제에 개입하고 있고 그 중심에 페이지와 브린이 있다는 것입니다.
페이지와 브린은 죽음을 “해결해야 할 기술적 문제”로 인식하고 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생명 연장과 불로장생 프로젝트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구글의 자회사인 칼리코와 베릴리가 대표적이지요. 칼리코는 노화와 관련된 질병을 연구하고 생명 연장 및 노화 방지를 목표로 하고, 베릴리는 생체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서 질병을 예측하고 예방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케르델랑은 이를 ‘죽음의 정복’이라는 인간 역사상 가장 야심 찬 프로젝트로 평가하면서 이는 윤리적, 사회적, 정치적 문제를 동반한 위험한 도전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두 사람은 ‘트랜스휴머니즘’(트랜스휴머니즘은 과학기술을 이용해 사람의 정신적, 육체적 성질과 능력을 개선하려는 지적, 문화적 운동을 말합니다. 즉 장애, 고통, 질병, 노화, 죽음과 같은 인간의 조건들을 바람직하지 않다고 규정하면서 그런 조건들을 해결해줄 것이라고 기대하는 구상이며 운동입니다.) 사상을 신봉하여 AI와 생명공학을 통해 인간 능력을 확장하고 진화시키는 것에 집착하고 있습니다. 구글 딥마인드(DeepMind)를 통해 ‘초지능 인공지능 개발’에도 투자하고 있으며 이는 인간의 두뇌와 신경망을 초월하는 ‘기계적 지능’의 탄생을 목표로 한다고 분석하였습니다. 케르델랑은 이런 기술이 소수 엘리트 계층만을 위한 초지능 존재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신과 같은 존재가 인간 사회에서 출현할 가능성을 경고하였죠.
칼리코 프로젝트는 인간 수명을 100세, 150세, 심지어 영생까지 연장할 수 있다는 과학적 약속을 하지만, 실제로 이러한 기술이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결과를 낳을 가능성이 크다고 케르델랑은 지적했지요. 생명 연장 기술이 극소수 엘리트와 부유층만의 특권이 된다면 인류는 영원히 계층화되고 고착된 사회로 진입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죽음을 피할 수 있는 인류와 그렇지 못한 인류가 나뉜다는 상상을 현실로 만들고 있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끔찍하지 않습니까?
케르델랑은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정보의 통제자에서 생명과 죽음의 통제자로 변신한 인물로 인류의 운명을 재편하는 위험한 권력을 쥐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죽음을 정복하려는 이들의 시도는 윤리적 경계와 인류의 존엄성에 대한 근본적 도전을 의미하며, 이는 민주주의 사회가 반드시 견제해야 할 대상이라고 결론짓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죽음을 고려하지 않는 삶, 심지어 죽음을 잊고 사는 삶에 대한 정신적, 도덕적 대비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무한한 삶을 누리고, 다른 누군가는 80을 넘기지 못하고 죽는 것은 죽음 앞에서의 평등은 물론이고 신을 부정하는 인간 파멸의 길이 아닐까요? 영생을 추구하는 기술을 통해 신이 되려는 야망을 품고 있는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의 구상은 “영생이 아니라 ‘인간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행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