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구 단계 이론으로 유명한 에이브러햄 매슬로의 대표적 저서는 <존재의 심리학>입니다. 먼저 이 책에서 중요한 구절을 소개하면 “나의 심리학은 아픈 사람뿐 아니라 완벽하게 활동하는 건강한 사람을 다룬다는 점에서 미래의 긍정 심리학, 또는 정통 심리학이다···
이러한 심리학은 수단보다는 목적, 즉 궁극적 가치, 궁극적 인지 그리고 목적으로서의 인간의 관심을 두고 있기 때문에 나는 이를 존재의 심리학이라고 부른다.”
이렇게 매슬로의 심리학은 수단보다는 목적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인간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가치체계, 인생철학, 종교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기독교에서는 인본주의나 긍정 심리학을 비판적으로 관찰하기도 합니다. 그것은 인간의 본성을 지나치게 낙관하여 주위의 현실을 무시하거나 하나님 없이도 ‘의미’와 ‘행복’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칼빈은 인본주의가 인간의 이성과 도덕을 지나치게 신뢰한다고 비판하였고, 본회퍼는 “십자가 없는 그리스도”는 결국 인간 중심 종교로 변질된다고 경고하였지요.
그러나 이것을 흑백으로 구분하는 데는 위험이 수반되기 때문에 이러한 비판을 기초로 하여 성경적 관점과 긍정 심리학과의 수용과 통합 가능성을 열어놓고 싶습니다. 인본주의에서 얘기하는 인간의 존엄성, 자유나 책임은 기독교와도 공통점이 있으며 긍정 심리학에서 강조하는 감사, 용서, 공동체의 중요성은 성경적 가치와도 일치합니다.
따라서 기독교를 포함, 종교는 인문학과의 만남을 통해서 오히려 ‘지나친’ 성경 문자주의를 극복하고, 공동체의 결속을 끌어내고, 도덕적 가치를 추구하며, 영원성을 향한 의지를 향상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생활 속에서 신행(信行) 일치를 체험할 수 있지 않을는지요. 이와 관련해서는 어제 선종하신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많은 교훈을 주셨지요. 교황님의 영원한 인식을 위해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