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는 아주 가까운 후배의 딸이 결혼을 했습니다. 신랑 신부는 아주 이상적인 짝이었지요. 신부는 피아니스트고 신랑은 슈퍼컴퓨터를 통해 바이오 빅 데이터를 분석하는 공학도입니다. 저는 예술과 과학이 결합해야 진정한 완전체라고 믿고 있기 때문에 그들의 결혼을 더욱 축복한 것입니다. 언뜻 생각하기에는 과학은 ‘이성적’이고 예술은 ‘감성적’이기 때문에 그 속성이 다를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과학과 예술은 공생관계이며 같은 뿌리에 서로 맞닿아 있습니다. 이것을 잘 나타낸 말로 어느 학자는 “최악의 과학자는 예술가가 아닌 과학자이며, 최악의 예술가는 과학자가 아닌 예술가”라고 했습니다. 당연히 반대로도 설명할 수 있지요. 따라서 현재는 젊은 나이지만 사실상 ‘예술가와 과학자의 만남’이기에 가장 이상적인 조합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요즘 결혼식에는 주례가 없는 경우가 많은데, 그 가족들과 잘 아는 사이이기 때문에, 저는 간단한 축하의 말을 했습니다. 먼저 ‘예술과 과학의 결합’을 축하했고, 아울러 신랑 신부에게 ‘행복하라’는 덕담을 건넸습니다. 행복은 사회적 지위나 통장의 잔고가 아니라고 했습니다. 행복은 어디에 초점을 맞추고 상황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결정되므로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행복은 ‘즐거움’과 ‘의미’가 만나는 곳에 있다고도 했습니다. 삶은 의미와 즐거움을 동시에, 그리고 조화롭게 추구할 때 이루어지는 것이지요.
결혼식을 마치고 나오면서 ‘나는 행복한가?’라고 반문을 해보았습니다. 행복을 하나의 순간이 아니라 경험과 일상의 총계라고 생각한다면, 그런대로 행복한 삶을 살았다고 자평했습니다. 이제 시작하는 신랑 신부의 사기를 꺾지 않기 위해 행복에 대한 ‘속마음’을 꺼내지 않았지만, 너무 많은 것을 추구하다 보면 행복을 놓칠 수 있고, ‘큰 행복’이 ‘왕창’ 오는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 소소한 행복을 느끼는 것으로 만족할 수밖에 없는 점은 꺼내지 않았지요. ‘왕창 큰 행복’으로 가슴이 설레는 신랑 신부에게는 미안한 말이 아닐 수 없어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