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입추입니다. 절기상으로는 ‘가을이 시작되는 날’이라고 하지만, 오늘 최고기온은 30도가 넘을 것 같아 가을을 느낄 수 없네요. 입추이지만 사랑 얘기를 하기에도 수은주가 많이 올라와 분위기가 맞지 않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사랑은 뜨겁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뜨거운 사랑이라는 것은 당연히 온도의 비유를 넘어서 인간의 감정과 열망이 얼마나 강렬한 것인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말이기 때문에 입추에 사랑 얘기가 더 덥게 만들지는 않겠지요.
뜨거운 사랑은 불꽃처럼 타오르는 감정입니다. 이 사랑은 시작될 때는 작은 불씨이지만 감정이 커지면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해지지요. 또한 뜨거운 사랑은 심장을 두드리는 고동과도 같습니다. 상대를 생각할 때마다 심장이 빨리 뛰고 몸이 뜨거워지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그래서 누구는 “너를 사랑한다는 건, 한겨울에 홀로 불을 안고 있는 것과 같아. 따뜻하지만, 조심하지 않으면 나를 태워버릴지도 몰라”라고 했는데, 사랑의 뜨거움을 정확히 설명한 말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정윤천 시인은 “멀리 있어도 사랑이다”라고 하여 사랑의 뜨거움을 승화시키기도 했습니다. 그에 의하면 “사랑은 한사코 긴한 냄새가 배어 있어서, 구름에라도 실려오는 실낱같은 향기만으로도 얼마든지 사랑이다. 갈 수 없어도 사랑이다. 혼(魂)이라도 그쪽으로 머릴 두려는 그 아픔이 사랑이다. 멀리 있어도 사랑이다.”라고 했지요. 뜨거운 사랑은 거리도 시간도 무의미하게 만듭니다. 만나지 못해도 떨어져 있어도 그 열기는 줄어들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열정은 점점 고조되며 상대를 향한 마음을 더욱 선명하게 만듭니다.
많은 사람들은 가까이 있고, 소유해야만 사랑인 것으로 착각하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그 한 사람이 되어주면 그게 사랑인 것이지요. 지구상에 날 이해하고 인정해 주는 단 그 한 사람이 있다면 최고의 사랑이지요. 아마 사랑을 받고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을 때 가장 행복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항상 나에게는 이런 사랑이 있다고 상상하면 날씨가 더워도 산뜻하지 않을까요? 멀리 있어도 사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