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경제'란 무엇인가?

by 염홍철


코로나 상황을 맞아 많은 석학이 인류를 구하는 담대한 비전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그중의 하나, 유럽 최고의 석학이라고 알려진 자크 아탈리는 ‘생명경제로의 전환’이라는 명제를 통해 이러한 시도에 가담했습니다. 그는 팬데믹 이후의 국제 질서와 세계 경제, 기후와 환경, 보건과 의료, 일과 생활양식까지를 통찰했지요. 특히 그는 ‘이기주의적 생존 경제’와 ‘이타주의적 생존 경제’를 구별함으로써, ‘생명경제’의 당위성을 설명했습니다. 아탈리가 설명하는 생명경제는 개인의 생존을 넘어 전체의 안전과 미래 세대를 고려하며 공유된 이익을 위한 경제 패러다임이라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이타주의적 생존 경제’라는 것이지요. 이것을 ‘합리적 이타주의’라고도 하며, 코로나가 창궐하는 시기, 마스크 착용처럼 ‘나뿐만 아니라 타인의 안녕을 위한 행위’가 결국은 ‘모두의 안전’을 보장하는 개념이라고 비유하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 ‘이기주의적 생존 경제’는 위기 시 개인 혹은 집단의 생존만을 중시하고 타인의 안녕이나 공동체 전체의 안전보다 ‘나의 이익’에만 집중하는 구조를 가리키는 것입니다. 팬데믹 상황에서도 마스크를 쓰지 않거나 정보 투명성을 외면하고 대중을 속이는 행동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이는 결과적으로 팬데믹을 확산시키는 데 일조하는 것이지요. 따라서 자크 아탈리는 이기주의적 생존 경제에서 이타주의적 생존 경제 즉 생명경제로 전환하는 것은 시대적 사명이라고 말합니다. 또한 생명경제는 기후, 환경, 건강, 에너지, 농업, 교육 등 우리 삶과 직결된 다양한 공공적 분야로 경제의 중심을 옮겨야 한다는 주장인데, 그렇다고 생산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다른 것을 생산해야 한다는 주장인 것입니다.


이러한 아탈리의 생명경제는 단순히 팬데믹 대응뿐만 아니라 기후 위기 대응에도 필수적인 경제적 전환입니다. 생명경제가 다루는 영역에는 기후와 환경 보호, 청정에너지, 쓰레기 관리 등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한 필수 시스템들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는 지속가능한 성장과 안정, 자유 보장을 위한 경제 모형의 전환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또한 성장을 포기한다는 것이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생산하는 것이므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룬다는 점에서 이기주의적 생존 경제에서 이타주의적 생명경제로의 전환을 뜻하는 것입니다.


아탈리가 일반 환경론자들과 다른 것은 환경론자들은 기후 온난화를 제어할 수 있는 해결책으로 저성장을 제기합니다. 그러나 아탈리는 저성장이 아니라 성장하되 다른 방식으로, 다른 성장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 역시 아탈리의 입장에 동조하고 있습니다. 트럼프처럼 파리협약의 대안 자체를 부정하는 것도 적절치 않지만, 그렇다고 화석 연료의 완전 폐기에 따른 탈성장도 바람직한 방향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아탈리가 말하는 생산(성장)은 하되 다른 방식, 다른 것을 생산한다면 지속 가능성을 해치지 않을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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