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염홍철 Mar 08. 2024

인생은 짧고 하루는 길다(1)



  지지난 주 대전의 모 사립대학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특강을 하였습니다. 요즘은 가끔 성인들을 대상으로 강의하는데,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대학 신입생들이어서 부담이 많았습니다. 어떤 얘기를 해야 그들의 관심을 끌 수 있고, 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일단 주제를 ‘인생은 짧고 하루는 길다’로 정했습니다.


  먼저 ‘시간’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인생의 성패는 시간의 개념을 어떻게 설정하고, 또 그것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렸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인생은 짧고 하루는 길다’는 얘기는 제가 자주 쓰는 말이지만,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는 얘기는 많은 분들에게 회자되고 있지요. 인간의 수명은 제한되어 있고, 100세를 살았다고 한들 짧게 느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어느 한 인간이 남긴 예술 작품이나 예술 세계는 시간을 초월하지요. 250년 전 사람 베토벤은 그가 작곡한 교향곡이 지금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연주되고 있습니다. 크리스마스가 되면 지구촌 곳곳에서 그의 교향곡 9번 합창이 울려 퍼집니다. 예술가는 아니지만 소크라테스는 2500년 전 사람입니다. 그런데 지금도 그의 철학은 현대인에게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고 초등학교 학생까지도 소크라테스라고 물으면 ‘너 자신을 알라’라고 바로 대답하지요.


  하루 일과를 마치고 잠자리에 들어가면 오늘 하루에 많은 일을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루가 긴 시간이지요. 그러나 10년 전, 20년 전의 일을 회상하면 엊그제와 같이 느껴집니다. 그래서 현재(지금)가 중요합니다. 과거는 이미 지나갔고, 미래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 미스터리입니다. 그래서 현재를 영어로 present(선물)라고 하는가 봅니다.


  여기에서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의 연관성을 설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오늘)‘를 기준으로 본다면, 과거가 쌓여 현재를 만들었고, 현재가 모여 미래를 만듭니다. 따라서 “좋은 미래를 추구하기보다 좋은 과거를 축적해 나가야” 좋은 현재를 만들 수 있습니다. 또한 미래는 오늘 써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미래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미래가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오늘을 변화시키므로 창조되는 것입니다.


  다음으로는 대학 신입생, 즉 젊은이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었습니다. 지금 젊은이들은 ‘직업 선택이나 결혼에 대한 두려움’이 있고, ‘쉬운 것을 찾는 안일한 생각’을 가진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여기에 대해 젊은이들에게 ‘우리가 살아야 할 이유를 명확히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살아야 하기 때문에 어떤 것도 견뎌야 합니다. 히틀러 시절, 유태인 수용소에서 엄청난 고초를 겪은 빅터 프랭클이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는 “인간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고통이 적은 상태가 아니라 자신에게 가치 있는 목표를 위해 투쟁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젊은이들도 일상에서 즐거움도 있겠지만 고민이 있을 것이고, 장점을 가졌지만 결점도 가졌을 것입니다. 그런데 고민과 결점이 힘이 될 수 있고 성장의 계기를 만들 수 있습니다. 고민이 없으면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낼 수 없습니다. 그래서 어느 학자는 ‘고민하는 힘’을 주장하기도 하였습니다. 고민을 통해 새로운 동력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지요.


  부족한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병이 있어야 오래 산다는 말이 있지요. 무언가 부족함을 인정하면 겸손해집니다. 지병이 있는 사람은 몸 앞에 겸손해질 수밖에 없고, 이러한 결핍은 탁월한 성취를 위한 분발의 계기가 되지요. 화분의 꽃도 거름을 많이 주면 시들해지지만 영양이 부족하면 오히려 더 화사하게 피지요. (다음 주 계속)


작가의 이전글 자식 사랑에 대한 인문학적 접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