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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염홍철 Mar 07. 2024

자식 사랑에 대한 인문학적 접근


  대학의 공식 커리큘럼에는 인문학이 많이 빠졌습니다. 그러나 사회 전반에서는 인문학 붐이 일고 있습니다. 평생 교육으로 인문학 강좌가 다양하게 열리고 있지요. 오히려 과거에 비해 지금이 인문학의 필요성이 강조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정신없이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무언가 내면을 향한 갈증이 자신의 안에 있음을 부정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인문학을 통해서 현실 생활을 새로운 눈으로 볼 수 있습니다. 철학의 눈으로 일상생활을 분석하면 사소해 보이는 현상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근본 요소를 찾아내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을 만들어 낼 수 있지요.


  오늘은 자식 사랑에 대한 인문학적 접근을 시도해 보겠습니다. 자식을 사랑하는 부모가 대부분이고 당연한 것이라 생각하고 있으나, 인문학적 관점에서는, “저렇게 하는 것이 과연 진정으로 사랑을 베푸는 것이냐.”라고 의문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얼마 전에 한국 청소년 정책 연구원에서 조사한 바에 의하면, 초등학생의 경우 하루 평균 여가 시간은 3시간입니다. 이 학원, 저 학원에 다니고 학교나 학원의 숙제가 많기 때문이죠.


  학생들에게 여가 시간이 충분하냐 물어보면 상당수가 모자란다고 대답하는 반면 학부모에게 똑같은 질문을 하면 1/3은 충분하다고 대답하여 아이와 부모의 인식 차이가 큽니다. 아이들을 혹사하는 것을 보통 ‘아이를 위하여’라고 말하지만 사실은 어른의 입장과 시각에서 아이를 대하는 것이 훨씬 많지요.


  에리 프롬은 사랑하는 대상에 대한 제한, 감금, 통제의 심리가 있다고 얘기합니다. 이러한 주장을 충분히 받아들이지 않는다 하더라도, 아이가 더 많은 학원에서 더 오랜 시간 있을수록 기뻐하는 부모들의 사고방식은 무엇일까요? 아이를 위해서일까요? 아니면 부모 자신들을 위해서일까요?


  부모들은 자식의 대학 입시에 관여하지요. 관여 정도가 아니라 전적으로 강요하기도 합니다. ‘어느 대학에 가야 한다’, ‘어느 전공을 선택해야 한다’는 주문을 하는데, 이것은 과연 아이의 행복을 위해서일까요? 아니면 부모의 만족을 위해서일까요? 여기에서 만족이란 자신의 시각보다는 타인의 시각이나 평가를 더 우선하는 것이지요. ‘누구 아들은 어느 대학에 갔대’, ‘누구 딸은 의사가 됐대’하는 시각 말입니다. 이에 대한 심각한 반성이 요망됩니다. 타인의 시선에 연연하지 않아야 합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하고 남들과 다른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 인문학적 관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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