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제적으로 극우세력의 부상이 두드러집니다. 따라서 자유민주주의의 위기를 우려하는 시각이 제기되고 있지요. 이에 대한 많은 저작들이 출판되고 있는데, 최근에 루스 벤 기애 교수는 <극우, 권위주의, 독재>라는 저서를 출판하였고, 앨리 혹실드의 <도둑맞은 자부심>이라는 저서가 대표적입니다. 우선, 두 분 학자의 저서를 중심으로 극우세력 등장의 원인과 앞으로 전개될 방향을 전망하고, 극우세력 등장에 대한 두 사람의 견해차는 없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루스 벤 기애 교수는 비교정치학적 관점에서 파시즘, 무솔리니, 히틀러로부터 트럼프와 푸틴으로 이어지는 권위주의적 지도력의 연속성을 주목하였습니다. 그에 의하면 극우는 카리스마적 권위주의 지도자와 그를 뒷받침하는 선전·폭력·남성 우월주의적 이미지를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지도자는 국민에게 ‘강한 남성상’을 제시하며, 혼돈의 시대에 ‘질서’를 제공하는 듯 행동하지만 실제로는 민주주의 제도와 규범을 흔들어 놓고 있지요. 국제적으로는 극우 지도자들이 서로를 모델링하며, 학습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습니다.
앨리 혹실드 교수의 분석 틀은 특이합니다. 사회학적·문화적 관점에서 보고 있는 것이지요. 그는 루이지애나를 비롯한 미국 남부 주민들의 생활세계와 감정 구조를 민속학적으로 추적합니다. 극우 지지층은 경제적 불이익을 감수하면서도 극우 정치인과 정책을 지지하는데 그 이유는 “도둑맞은 자부심”이라는 감정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들은 자신들은 오랫동안 ‘줄을 서서 기다려온’ 집단(노동자와 중산층)이었는데, 정부 정책이 여성·이민자·흑인 등에게 특혜를 주면서 자신들이 뒤처졌다고 느낀다고 본 것입니다. 따라서 극우 지지는 단순한 경제적 이해관계자가 아니라 정체성·자부심·감정 정치의 문제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 두 학자의 차이점은, 벤 기앳은 지도자의 권력 기술, 역사적 패턴, 선전·폭력 같은 권위주의적 메커니즘에 초점을 두고 있다면, 혹실드는 지지자 개인과 공동체의 감정적 경험과 문화적 정체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이것을 구분하면 전자는 ‘위에서 내려오는 권위주의’라고 명명할 수 있고, 후자는 ‘아래로부터의 분노와 자부심 상실’을 중심에 두고 있습니다.
향후 극우세력은 경제적 불평등, 정체성 불안, 권위주의적 매력, 디지털 선전이 결합하여 등장할 것이며, 앞으로는 국제적으로 더욱 정교해지고 동시에 민주주의적 저항과 맞부딪히는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큽니다. 결국 최근 극우세력의 등장은 자유민주주의 질서가 맞이한 가장 심각한 도전이 될 것이며, 동시에 민주주의가 어떻게 재구성될 것인가를 시험하는 역사적 전환기이기 때문에, 다양성과 비판을 허용하는 민주주의적 기본 가치가 더 확산하도록 민주 세력의 연대가 절실합니다. (내일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