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세력의 부상과 그의 정치사적 의미(2)

by 염홍철


어제 극우세력의 부상과 전망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하였는데, 오늘은 극우세력의 등장은 정치사적으로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를 정리해보고 싶습니다. 먼저, 냉전 이후 확산하던 자유민주주의 질서가 흔들리고 있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헝가리의 오르반, 이탈리아의 멜로니, 미국의 트럼프, 브라질의 보우소나루 등에서 권위주의적·포퓰리즘적 극우 지도자들이 대거 등장하였습니다. 이는 민주주의는 종국적으로 승리할 것이라는 낙관론의 붕괴를 의미합니다. 그리고 극우 정권은 국제기구나 다자협력에 비판적이며, 국가 주권과 민족적 이익을 강조합니다. 트럼프의 파리 기후 협약 탈퇴를 비롯하여 미국 우선주의 정책이나 블랙시트 등 EU 내 극우세력들은 국제 규범의 후퇴로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푸틴이나 트럼프 등 극우 지도자들이 서로를 모델로 삼고 사실상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입니다. SNS와 유튜브,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한 극우 담론이 국경을 초월하여 확산하고 있고, 지역적으로 전통적 파시즘과는 달리 국제적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최근 서방 내 극우 세력의 우상은 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제 분쟁에도 영향을 주고 있지요. 일부 극우 정당은 친러시아·반 EU 성향을 띠며, 이는 서방 동맹 구조에 균열을 낼 수도 있습니다.


우리나라 국내적 차원에서도 기존의 좌·우 구도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탈이념적 정치가 부상되고 있습니다. 극우 세력은 주류 보수 정당을 압박하거나 흡수하며 정치 구도를 재편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극우 유튜브 세력들의 활동이 두드러지지요. 그리고 경제적 이해관계보다 분노·불안·정체성 같은 감정이 정치 동원의 핵심이 되고 있습니다. 전통 정당의 정책 중심 정치보다는 감정 정치를 앞세워 극단적 선동력을 가진 정치인 또는 시민 지도자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선거는 있지만, 민주주의는 약화한, 이른바 ‘하이브리드 체제’가 나타납니다. 사회적 이슈로 난민, 성소수자, 젠더, 지역·세대 갈등 등에서 타인에 대한 배제 담론이 강화되고 있지요. 이렇게 사회통합보다는 분열과 양극화를 정치적 자원으로 활용한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국제적으로는 극우의 부상은 자유주의 세계질서의 후퇴, 권위주의 모델의 확산, 국제 규범의 약화라는 큰 전환점을 만들고 있고, 국내적으로는 기존 정당체계와 정치 문법이 흔들리고, 대중정치가 ‘감정’을 중심으로 재구성되는 변곡점에 와있는 심각한 상황입니다.


*하이브리드 체제 : 권위주의 정권에서 민주주의 정권으로의 불완전한 민주적 전환(또는 그 반대)의 결과로 종종 만들어지는 정치 체제의 한 유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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