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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염홍철 Mar 16. 2024

‘아웃라이어’가 될 수 있을까?


  어제에 이어 오늘도 시간의 흐름을 생각해 봅니다. 언젠가 이 시대를 대표하는 문인 101인이 쓴 가상 유언집을 읽었습니다. 대체로 이분들은 우리가 사는 세상을 아름답고 살만했다고 쓰고 있습니다. 어떤 분은 30대와 40대는 증발해 버리고 20대에서 50대로 그냥 건너뛰었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어떤 분은 잠자는 시간보다 깨어 있는 시간이 많았으므로 충분한 인생을 살아 만족했다고 회고합니다.


  공직에서 물러나기 전까지 일에 파묻혀 여유를 갖지 못하고 살았습니다. 세월이 참으로 빨리 흘러갔다고 생각합니다. 학생 때는 그 흔한 당구 한 번 쳐보지 못했고, 교수 시절에도 테니스 라켓 한 번 잡아보지 못했습니다. 그림을 그린다거나 악기를 다루는 것은 상상도 못 한 체 인생의 중반기를 넘겼었지요.


  테니스도 치고 싶고 그림도 그리고 싶고 피아노도 멋지게 연주하고 싶었습니다. 선거에 낙선하여 4년의 공백이 있을 때 색소폰을 배웠고 시를 쓴 것이 취미생활의 전부였습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면 단순히 일을 많이 하다 보니까 시간이 없어서 못 배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잘 봐주면 요령이 부족했다고 볼 수도 있지만 엄격하게 평가하면 흘린 땀과 눈물이 부족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어찌 보면 삶을 쉽게만 산 것입니다.


  처칠은 군인이자 정치가이면서 한편으로는 화가, 문필가, 비행기 조종사, 벽돌공이었습니다. 그는 여유를 마음껏 즐기면서도 자신의 삶에 충실했고 철저했습니다. 아마 매 순간 자기 자신의 영혼을 가꾸는 일에 몰두했을 것입니다.


  이제는 바쁘다고 핑계 댈 수 없습니다. 걷고 책 읽고 글을 쓰고 있지만, 말콤 글래드웰이 말한 1만 시간의 법칙을 실천에 옮길 때가 되었습니다. 하루 세 시간씩 10년이면 1만 시간이 됩니다. 1만 시간을 투자할 대상을 찾아 내년 생일부터 시작해 보겠습니다. 이렇게 하면 우리도 ‘아웃라이어(세상에 발자취를 남긴 사람, 또는 성공의 기회를 발견한 사람)’로 거듭날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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