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흔히 “자신감을 가져라.”라는 말을 합니다. 일반적으로 자신감이 있는 사람이 도전할 수 있고, 흔들리지 않으며, 일을 적극적으로 추진합니다. 자신을 믿지 못하는 사람은 한 발도 내딛지 못하지요. 그러나 가끔 자신감의 끝은 오만과 맞닿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심리학자 밴듀라(Albert Bandura)는 자신이 해낼 수 있다는 믿음, 즉 ‘자기 효능감’이 인간의 성취를 끌어올린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같은 능력을 갖춘 사람이라도 자신을 믿는 쪽이 더 멀리 가지요. 믿음은 행동을 만들고, 행동은 결과를 만드니까요.
그런데 행동경제학자 카너먼(Daniel Kahneman)은 다른 경고를 던집니다. 인간은 자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자주 틀리면서도, 스스로는 정확하다고 확신하는 존재라는 것입니다. 성공을 경험할수록 사람은 실수보다 능력을 더 기억합니다. 그때 자신감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과잉 확신’으로 자라게 되지요. 이러한 과잉 확신은 성공의 전제가 아니라 실패의 전조일 수도 있습니다.
생각해 보면, 진정한 자신감은 “나는 옳다.”는 확신이 아니라 “나는 틀릴 수도 있다.”라는 겸손을 품는 태도에서 나오는지도 모릅니다. 오히려 자신을 의심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 더 단단해지지요. 자신을 돌아본 사람만이 다시 일어설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권력과 성공이 쌓일수록 주변의 비판이 줄어든다는 데 있습니다. 조언은 사라지고, 박수만 남습니다. 그때 자신만만한 사람은 자신을 더 이상 고치려 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되면 자신감은 멈추고, 오만이 시작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저는 요즘 자신감은 외부를 향해 커질수록, 내부를 향한 성찰도 함께 깊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을 보는 눈은 멀리 향해야 하지만, 자신을 보는 눈은 안을 향해 있어야 합니다. 자신감을 갖되, 언제라도 자신의 부족을 수정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확신을 갖되, 질문과 의심을 멈추지 않아야 합니다.
자신감은 필요하지만, 자신감으로 자기 성찰을 소홀히 하는 한, 그것은 장점이 아니라 크나큰 위험을 안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