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은 수명을 늘리는가, 삶을 바꾸는가?

by 염홍철



종교를 가진 사람이 더 오래 산다는 연구 결과를 접하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묻게 됩니다. 과연 신을 믿는 것이 인간의 수명을 연장하는 것일까 하는 질문입니다. 그러나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면, 그 답은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습니다.


종교는 단지 어떤 존재를 믿는 행위에 머물지 않습니다. 그것은 삶의 방식이 됩니다. 일정한 시간에 모이고, 타인과 관계를 맺고, 절제된 생활을 유지하며, 자신의 감정을 돌아보는 구조를 만들어 줍니다. 이러한 일상의 질서가 인간의 몸과 마음을 안정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특히 인간은 고통을 피할 수 없는 존재입니다. 실패, 상실, 불안은 누구에게나 찾아옵니다. 이때 종교는 고통을 제거해 주지는 않지만, 그것을 위로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의미 없는 고통이 아니라 견딜 수 있는 과정으로 받아들이게 만드는 힘이 있는 것입니다. “나는 혼자가 아니다. 내 위에서 절대자가 나를 보호해 준다.”라는 느낌은 생각보다 깊은 위안을 줍니다.


또한 종교는 삶의 목적을 분명하게 해 줍니다. 인간은 단순히 오래 사는 존재가 아니라 왜 살아야 하는지를 묻는 존재입니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을 가진 사람은 흔들림 속에서도 방향을 잃지 않습니다. 방향이 있는 삶은 쉽게 무너지지 않습니다.


결국 종교가 사람을 오래 살게 하는 것이 아니라, 종교를 통해 형성된 삶의 태도가 인간을 더 건강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육신의 생명만 본다면 믿음의 유무가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는가 하는 것이며, 당연히 종교가 그 방식을 도와줍니다.


어쩌면 우리는 신을 찾기 전에, ‘지금 나는 나의 삶을 지탱해 줄 의미를 지니는가’를 먼저 물어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만 종교적 신실함도 더 강화시켜 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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