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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염홍철 Apr 04. 2024

솔로몬의 실패한 인생


  많은 사람들이 솔로몬의 지혜를 부러워합니다. 그래서 그에게 붙여진 이름도 다양하지요. ‘전설적인 지혜의 소유자’, ‘이스라엘의 가장 위대한 왕’, ‘제국의 건설자’, ‘1,005편의 시를 쓴 대 저작가’, 그리고 ‘솔로몬의 재판’으로 유명하지요. 아마 인류 역사상 솔로몬왕만큼 최고의 부귀영화를 누린 사람은 드물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솔로몬은 실패한 인생의 표본이라고 평가합니다.


  일단 솔로몬의 치적을 열거하면, 왕에 오르자 정적을 숙청하여 왕권을 강화하였고, 군사력의 확장을 통해서 영토를 유지하였으며, 활발한 대외 무역으로 국가의 부강을 도모하였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대규모 토목 사업을 시작하여 성벽을 쌓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신앙적 성과를 들어본다면 7년 동안 화려한 성전을 건축하여 봉헌하였습니다. 하나님께 일천번제를 드렸고, 하나님을 우주의 유일한 분이라고 고백하는 기도도 올렸습니다. 이리하여 하나님께서는 그 응답으로 솔로몬에게 지혜와 부와 영광을 주셨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솔로몬은 자신의 지혜와 권세를 믿고 사치와 쾌락에 취해 하나님을 배반하였습니다. 하나님께서 금하신 우상숭배를 하고, 이교도와 결혼하였으며, 700명의 후궁과 300명의 첩을 두어 쾌락에 빠졌습니다. 솔로몬은 하나님으로부터 큰 축복을 받았고 일신의 유혹을 뿌리칠 수 있는 지혜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우매한 선택을 함으로써 초라하게, 너무도 초라하게 생을 마감하고 맙니다. 솔로몬은 자신의 과거를 후회하면서 ‘모든 것이 헛되고 무의미함’을 강하게 역설하였습니다. 그가 남긴 유명한 말은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였습니다.


  굳이 성경에 나오는 솔로몬의 얘기를 하는 것은 이러한 행위는 기독교 신앙의 문제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지혜를 소유한 사람이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지혜를 인생에 어떻게 적용하는가가 성공과 실패를 좌우한다는 교훈을 주고 있으며, 이것은 우리 삶의 생생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명판결을 한 솔로몬의 지혜가 한편으론 가증스럽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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