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로 돌아가서 인생을 바꿀 수 있다면?

<나비효과>_2004년 11월 19일 개봉

by 윰윰

사진 출처: 다음 영화


영화 내용 스포가 있습니다:)


모든 선택이 완벽할 수는 없다


우리는 항상 살아가면서 어떤 문제가 생길 때마다 최선의 선택을 하고자 하지만 모든 선택이 완벽할 수는 없는 것 같다. 또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 그런지 그 당시에는 그것이 가장 나은 선택이라고 생각해서 무언가를 선택하지만 나중에 돌아보면 더 좋은 선택지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덧없는 후회를 하게 되기도 한다. 역사에는 가정이 의미 없다는 말처럼 다시 과거로 돌아가서 바꿀 수는 없으니까 그냥 재미로 한 번쯤 그때 그랬으면 어땠을까 생각해 보고 현실을 받아들이고 살기도 한다. 그런데 만약, 과거로 돌아가서 뭔가를 바꿀 수 있다면 사람들은 어떤 선택을 할까? 나는 타임슬립물을 아주 좋아하는데 역사적으로 한국이 위기에 처했을 때 돌아가서 나라를 구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고, 개인적으로는 로또 번호 같은 걸 외워서 돌아가서 돈을 벌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그런데 과연 타임슬립이 가능하다고 해도 내가 원하는 대로 시간과 사건의 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는 의문이다. 많은 인기를 얻었던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같은 경우도 타임슬립물이라 열심히 봤는데 굵직굵직한 일들은 피해 갈 수 없었다. 그리고 또 원하는 대로 어떤 일을 조금씩 바꿔 놓으면 그런 움직임의 결과로 어떤 일이 생길 것인지 가늠할 수 없을 듯하다. 나는 더 좋은 미래를 위해 안 좋은 일들을 조금씩 바꿔 놓았는데 그것 때문에 더 안 좋은 일이 생기면 그땐 어떻게 할 것인가? 이런 상상력에서 출발한 영화가 오늘 이야기하고자 하는 <나비효과>이다.


바꾸고 싶은 어두운 이야기들


먼저 영화의 제목인 '나비효과'는 나비의 작은 날개짓이 지구 반대편에선 태풍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말에서 나온 것으로 하나의 작은 변화나 움직임이 큰 일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뜻이다. 주인공 에반(애쉬튼 커처)은 아주 힘들고 끔찍한 어린 시절을 보내며 얻은 상처를 지니고 살고 있다. 때때로 정신을 잃는데 그 순간 자신이 했던 일들은 전혀 기억하지를 못해 어머니와 함께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매일 일기를 쓴다. 대학생이 되고 나서는 7년간 정신을 갑자기 잃는 일은 없었는데 어느 날 자신이 어릴 때 썼던 일기를 읽다가 기이한 경험을 한다. 일기를 읽는 도중 갑자기 그 일기에 나온 시기로 돌아가게 된 것이다. 에반은 처음에는 매우 혼란스러워했지만 이 능력을 이용해 어린 시절 상처 때문에 스스로 생을 마감한 첫사랑 케일리(에이미 스마트)를 구하기로 한다. 그리고 자신과 다른 친구들에게 있었던 불행한 일들도 다 고쳐 나가려고 시간 여행을 거듭 시도하는데 시간 여행을 할 때마다 새롭게 만들어진 기억들이 한꺼번에 들어오면서 고통스러워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노력을 하지만 새롭게 만들어지는 현실은 점점 더 받아들이기 어려운 현실이 된다. 결국 에반은 과거를 고치려고 하는 시도가 더 안 좋은 결과를 만들어낸다는 것을 깨닫고 첫사랑과 멀어지기로 결심한 후 현실로 돌아온다.


완벽하지 않아도 우리는 항상 최선의 선택을 하고 있다


사실 강력스포지만 이 영화에는 결말이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이리저리 바꿔 보려고 해도 계속 안 좋은 결과만 나와 차라리 첫사랑과 서로 모르는 사이로 새롭게 살아가려고 하는 극장판 결말이 있고 다른 하나는 감독판 결말인데 가히 충격적이다. 감독판에서는 에반이 자신이 태어나지 말았어야 한다고 생각을 하며 엄마의 뱃속으로 돌아가 탯줄을 자신의 목에 감고 죽는 선택을 한다. 이 결말이 더 무서운 이유는 에반을 낳기 전 엄마가 두 아이를 사산했다고 하는 내용이 있어 형제들도 같은 능력을 가지고 있어 동일한 선택을 한 것으로 추측을 해 볼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에반의 아버지 또한 타임슬립을 할 수 있었고 타임슬립할 수 있는 특징이 유전되는 것이라고 나오는데 아버지는 이것을 병이라 생각하며 아버지 본인도 정상적으로 살지 못하는 면모를 보여 준다. 결국 이 영화에서는 지금이 힘들고 과거에 후회되는 일이 있더라도 우리는 항상 최선의 선택을 해 왔고 그렇게 만들어진 지금이 낫다는 말을 하려는 것 같다. 단순히 현실을 합리화한다기보다는 지금까지 살면서 해 온 선택들이 최선의 선택이었다는 것, 어떤 것은 내가 바꾸려고 해도 바꿀 수 없는 문제라는 것을 말해주는 것 같다. 그래서 위로가 되는 것 같기도 하지만 특히 감독판의 결말은 너무 찝찝한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 늘 열심히 고민하고 더 나은 길은 선택하고자 하는 현재의 삶은 다 소중하다. 그리고 과거를 바꾸려고 해도 원하는 대로 결과가 안 나올 수도 있다. 그래서 아쉽기도 하지만 지금을 더 소중하게 여길 수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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