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스토리 성수 팝업을 다녀와서
얼마 전 역사학자 심용환 씨의 유튜브를 보는데 심용환 씨가 새 책을 썼다며 소개를 했다.
그러면서 점점 책을 읽는 사람들은 줄고 있다는데 책을 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는 말을 듣고 아, 글쓰기와 책을 내는 건 역시 많은 사람들의 로망이구나 싶었다.
사실, 나도 그렇다.
일을 하면서 다른 선생님들과 교재로 몇 권의 책을 내 본 적이 있지만 내 생각과 경험을 담은 줄글이라기보다 학생들을 위한 학습서로써의 성격이 강해 내 이름이 찍혀 나온 책들을 볼 때마다 기쁘고 좋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내 글'을 써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늘 뭔가 다람쥐 쳇바퀴 도는 듯한 일상에서 '새로운 것'을 찾기란 힘든 일이었고, 차분하게 앉아서 내 생각을 정리하며 글을 써 보자 해도 늘 뭔가 그리 중요하지는 않은 것 같은데 급한 일로 나의 글을 쓰는 것은 미뤄지기 일쑤였다.
그래서 글 쓰는 일은 요원한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엄마가 성수에서 브런치스토어 팝업이 열린다고 같이 가 보자고 하셨다. 엄마는 무려 40년을 근속하시고 올해 초 은퇴하셨는데, 은퇴 후 그동안 하고 싶으셨던 여러 일을 하고 계신다. 그중의 하나가 글쓰기인데 일주일에 이틀은 글을 올리겠다는 결심을 하시고 꼬박꼬박 올리시다가 요즘 글 쓰기가 어렵다고, 뭔가 긍정적인 자극을 받고 싶다고 팝업 프로그램 참가 신청을 하신 것이었다.
그래서 오랜만에 성수를 찾아보았다.
그동안 브런치스토리에서 글을 써서 출판까지 하신 작가님들의 글쓰기 팁과 작품들, 애장품들이 전시되어 있었고 또 새롭게 출판된 책들이 있었는데 다양한 소재와 이야기들이 매우 매력적이었다. 최근에 서점에서 눈에 띄었던 책들이 몇 권 있었는데 여기에 전시되어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물론 처음부터 글을 잘 쓰고 자신의 책을 낼 수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겠지만, 정말 꾸준히 몇 년 동안 생각과 글을 갈고닦아 이런 과정들을 거쳐 책을 내셨구나- 하는 것이 느껴지는 전시여서 뭔가 내 책이 아닌데도 뭉클하기도 하고, 역시 꾸준함의 힘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다시금 해 보았다.
팁들이 적힌 종이는 메모처럼 찢어서 가져갈 수 있게 해 하나씩 찢으면서 보았는데 '아름다운 문장을 계속 수집하기'와 '글 쓰는 장소와 시간을 정하기', '끊임없이 사람에 대해 생각하기'가 특히 와닿았다. 예전에는 또 작사를 하고 싶다고 한참 좋은 문장들을 모은 노트가 있었는데 지금은 그 노트가 어디에 있는지도 가물가물하다. ㅠㅠ 활자도 일과 관련된 논문이나 교재 위주로 봐서 좋은 문장 자체를 접할 일이 별로 없었던 것 같은데 앞으로 조금 더 다양한 글들, 그리고 마음이 말랑말랑해지는 글들도 읽어야겠다. 브런치 작가 5분의 응원하는 말도 다 마음에 와닿았다. 특히 '작가가 된다는 것은 실패를 직업으로 삼게 되는 일'이라는 말도 공감이 갔는데 많이 써 보고 또 고쳐 보고 다양한 경험을 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다. '많이 읽고, 많이 써 보는 것'도 꼭 작가를 목표로 하지 않아도 뭔가 나의 생각이나 인생을 정리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 그런데 막상 글을 쓰려면 무슨 글을 써야 하지? 하는 생각이 먼저 드는데 이런 공간이 있었다.
나처럼 글감을 찾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글감 캘린더를 만들어 놓았는데 이런 글감으로 글을 하나씩 써 보는 게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은 뭔가를 쓰는 게 어색하기도 하고, 쑥스럽지만 하나씩 도전해 보고자 한다. 하나씩 쌓아가다 보면 나중에 돌아봤을 때 내가 이런 생각을 했구나, 나에게 이런 일이 있었구나를 알 수 있게 되어 스스로에게도 큰 선물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