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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유미 May 13. 2020

일리아스(제1권)

역병 : 아킬레우스의 분노


 
“진중에 무서운 역병이 번졌다. 아킬레우스는 아가멤논이 아폴론의 노여움을 사서 일어난 일이라고 주장한다. 아가멤논이 아폴론의 사제인 크뤼세스를 모욕하며 그의 딸을 돌려주지 않고 몸값도 받으려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아킬레우스와 아가멤논의 말다툼은 그동안 품어왔던 노획한 전리품들의 분배에 대한 불만으로까지 이어져 화가 난 아킬레우스는 막사에 틀어박혀 전쟁을 거부한다.
아킬레우스가 누구인가. 펠레우스와 바다의 여신 테티스의 아들로 사후에 불사의 몸이 된 자이다. 제우스가 테티스와 결혼하려고 할 때 테티스가 ‘아버지보다 강한 아들을 낳으리라.’는 예언을 받자 제우스는 테티스를 인간인 펠레우스에게 시집보내버렸다.
역병이 도는 가운데 그런 가장 용맹한 그리스 장수와 총사령관이 말다툼을 벌여 사기가 떨어지고 모두가 불안에 떠는 그때 군사들을 다독이고 용기를 북돋우는 자가 있었으니 그가 오딧세우스이다.“
 
<독후감>
전쟁을 이끌어야 할 두 우두머리가 고작 여자아이 하나의 소유권을 놓고 다툰다.
있는 놈들이 더 하다더니만.


어머니 테티스가 스튁스 강물에 어린 아킬레우스를 담그다 발뒤꿈치만 강물에 닿지 않아 거기만 유일한 약점일 정도로 신의 보호를 온몸으로 받는 아킬레우스는 아가멤논과 다투고 어머니에게 달려가 눈물을 흘리며 고자질한다.

‘쟤가 내 것이었던 예쁜 여자아이를 빼앗아갔어요. 혼내주세요.’
스튁스 강물이 정신까지 무장시켜주진 않았나 보다. 세상에 이런 마마보이를 봤나.


테티스는 당장 아버지 제우스에게 달려가 조른다. 아킬레우스의 복수를 위해서 트로이아인들에게 승리를 내려달라고.
 아들이 주목받지 못할 바에야 적군을 이기게 해달라고 빌다니.
비뚤어져도 한참 비뚤어진 모성이 아닌가.


제우스의 고민을 눈치챈 헤라는 제우스에게 한 소리 퍼붓다 위협을 받고 이를 지켜보던 아들 헤파이스토스는 헤라를 달랜다. ‘참으십시오, 어머니! 저는 사랑하는 어머니께서 내 면전에서 얻어맞는 걸 보고 싶지 않습니다. 전에도 한 번 어머니를 구해 드리려고 하다 그분께서 제 발을 잡고 하늘의 문턱에서 내던진 적이 있지 않습니까.’
끔찍한 가정폭력이다. 분노와 두려움의 감정을 누르느라 파르르 떨리는 헤라의 입매가 그려진다.

제우스를 감옥에 처넣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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