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 마는 날

짬 나서 쓰는 글

by 이유미

친정엄마가 모처럼 김밥을 만다고 연락이 왔다.
마침 남편과 형부는 야근.
오늘 여자들 김밥 파티.


학창시절, 그러니까 여자 셋만 단출하게 살던 옛날
우리 집 앞엔 일주일에 두 세 번 우동 포장마차가 섰다.


아파트 베란다에서 보면 우동 포장마차가 왔는지 안 왔는지 보였는데
우동 포차가 온 날이면 우리 여자 셋은 가위바위보를 해
진 사람이 우동 사오기를 했다.


추운 겨울 스티로폼 그릇에 비닐을 씌운 뒤
후루룩 담아준 우동은 일품이었다.


혼자 밤길에 무서우니 4층 베란다에서
나머지 두 사람이 진 사람 망봐주는 거로 룰은 정해졌다.


엄마는 40대
언니는 고등학생
나는 중학생


그 시절은 불현듯 그리워진다.


그럴 때면 결혼 같은 거 안 하고
엄마랑 언니랑 그렇게 계속 살아도 재밌었겠다 싶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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