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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유미 Mar 28. 2018

읽게 돼서 다행인 책

1일1리뷰: 두꺼워도 빠르게 읽히는 대화집 

모르고 넘어갈 뻔하다가 알게 된 책들 중 기대 이상으로 좋았던 것이 많다. 지금 읽고 있는 ‘부디 계속해주세요’도 그렇다. 늘 그렇듯 서점 사이트를 서핑하다가 우연히 발견했고 ‘문소리, 니시카와 미와, 김중혁, 요리후지 분페이, 안기현, 고시마 유스케, 정세랑, 아사이 료, 기슬기, 오카다 도시키’라는 이름에 이끌려 장바구니에 담아놓고 주말에 교보문고에 갔다가 바로 사 왔다. 이 책은 ‘한일 젊은 문화인이 만나다’라는 부제 아래 두 명씩 짝지어 이야기를 주고받은 인터뷰를 옮겨 놓은 책이다. 


월요일 출근길 지하철에서 읽기 시작해 오늘 아침까지 김중혁과 요리후지 분페이 씨의 대담까지 보았다. 그전에 영화배우 겸 감독 문소리와 소설가 겸 영화감독 니시카와 미와의 대담이 인상 깊었다. 두 사람 모두 내가 좋아하는 배우와 소설가다. 문소리는 최근 그녀의 감독 데뷔작 ‘여배우는 오늘도’를 보고 더 애착이 갔다. 니시카와 미와는 두말할 것도 없이 소설 유레루와 아주 긴 변명 그리고 어제의 신으로 나의 최애 일본 작가 중 한 사람이다. 이번 대담 내용을 읽고 몰랐던 사실을 많이 알게 되었다. 


소설 <아주 긴 변명>의 경우 그녀가 마흔이 되기 전부터 써서 꽤 오랜 시간 공들여 마무리한 작품이라는 것과 영화 <아주 긴 변명>을 사계절 동안 찍었다는 점이다. 영화 <여배우는 오늘도>는 문소리가 영화를 공부하기 위해 들어간 대학원에서 졸업 과제로 단편 영화 3편을 찍어야 했는데 뭘 할까 고민하다가 내 이야기를 쓰자, 해서 만든 거였다고. 그 3편을 잘 정리해 한 편으로 만든 게 <여배우는 오늘도>였단다. 

두 사람의 이야기에서 참 새겨들을 만한 것들이 많았다. 그중에 문소리가 영화를 찍고 난 후 홍보, 배급에 관련된 일을 하다 보면 정말로 영화를 관두고 싶을 때가 많은데 어느 순간부터 이렇게 생각하기로 했단다. 


“연탄을 나르는 직업이면 손이 시커메질 수밖에 없잖아요. 그럼 집에 돌아가서 손을 씻으면 돼. 우산 장수라면 비에 젖을 수밖에 없어요. 그럼 집에 돌아가 말리면 돼. 이런 기분으로 일에 임하게 되었어요. 지금은 점점 기술이 늘고 있어요. 어떤 기술인가 하면, 거짓말은 않지만 진실도 말하지 않는 기술이죠. (웃음) 그러면서 나를 잃지 않는 고도의 기술이 늘고 있어요.”


개인적으로 이런 인터뷰 방식의 책을 좋아한다. 우선 빨리 읽힌다. 말을 옮겨 쓴 거다 보니 술술 잘 넘어가는 게 장점이다. 아직 다 읽진 못했지만 특히 정세랑 작가와 아사이 료의 대담이 가장 기대된다. 




#부디계속해주세요 #문소리외 #마음산책

#이 책에 나오는 인물 중 평소 관심있던 사람이 하나라도 있다면 읽어보기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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