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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그림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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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유미 Mar 11. 2021

취미 생활

내 삶에서 중요한 것을 단어로 표현해본다면?


내 삶의 중요한 것들을 단어로 표현해보자면 ‘취미’ 라는 단어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하고 싶은 게 많았다. 어릴 때 만화가가 꿈이었던 건 스토리 쓰기도 그림 그리기도 모두 내가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야기를 만드는 것도 좋았지만 그림을 그리는 것도 좋았다. 나는 둘 다 포기할 수 없었고 지금도 그렇다. 글을 쓰고 그림 그리는 것 외에도  매일 하고 싶은 게 생긴다. 다이어리 꾸미기, 만년필 모으기, 읽고 싶은 책, 기타 연주, 작사, 작곡, 노래까지(하나같이 초보에서 벗어나지 못하지만). 나는 이 모든 것들을 ‘하고 싶다’라는 욕망으로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회사에 출퇴근하는 것 말고 내가 무언가를 시작하고 끝냈다는 만족감이나 성취감은 온전히 좋아하는 ‘취미 생활’에서만 얻을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어느 순간부터는 취미 그 자체를 즐기기 위해 계획을 세우고 움직이는데 힘을 쏟기 시작했다. 그렇게 취미는 그 자체로 나의 욕망이 되었고 그 욕망은 행동의 원동력이 되었다. 이 모든 욕망이 없었다면 나는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 하고 종종 생각한다. 여전히 살고는 있겠지만 의욕적으로 살고 있을까, 혹은 오늘과 내일 사이에 몇 번이나 즐거움이나 성취감을 느끼며 살고 있을까, 하는 의문을 품는다.


다만 얕고 넓은 취미 생활로 인해 하나같이 초보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것. 그래도 깔짝깔짝 나만의 취미 생활을 멈출 수가 없다. 하다보면 언젠가 초보는 벗어날 수 있겠지. 아니, 벗어나지 못해도 상관없다. 서툴게 완성하는 그 과정이 나는 좋은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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