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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유미 Feb 12. 2019

누구나 운이 좋은 사람이 된다

[커피 한 잔과 함께 읽는 글]

_커피 한 잔, 달달하게 설탕 두 스푼



내 오랜 친구들은 대개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아니면 주부생활. 유독 나만 직장생활도, 결혼 계획도 없다. 그러면 친구들은 걱정을 하기도 부러워하기도 하는데 마지막은 항상 같은 결론이다.



“그래도 좋아하는 일 하면서 살잖아. 넌 운 좋은 거야.”



맞다. 나는 운이 좋다. 용케 좋아하는 일을 찾았고, 그걸 업으로 살 생각을 하고 있으며, 차근차근 과정을 밟아나가는 중이다. 그런데 나만 운이 좋은 걸까?



친구 하나는 일찌감치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용케 그 일이 적성에 맞았으며 벌써 경력 12년을 찍고 있다. 그 분야 베테랑이고 누구보다 일찍 출근해서 그 아침시간의 정적을 홀로 만끽하는 게 가장 행복하다고 말한다.



친구 하나는 서른이 되기 직전 결혼을 했다. 남편은 종갓집의 4대 독자이고 복잡한 가정환경을 가지고 있지만 그렇기에 가정에 충실하고 다정하다. 놀랍게도 허니문 베이비를 얻었고 지금은 아들 하나 딸 하나를 슬하에 둔 슈퍼맘이 되었다. 첫째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둘째가 잠이 드는 그 순간 따는 맥주 한 캔과 황태 안주를 사랑한다고 한다.



친구 하나는 돌싱이 되었지만, 누구도 그것을 실패라고 말하지 않는 시대에 살고 있다(물론 아직 그 정도는 아니다,라고 할 사람도 있겠지만). 스스로 돈을 벌고 있고, 물론 언제든 이직할 마음을 갖고는 있지만 당장 출퇴근을 반복할 수 있는 일상을 보낼 수 있다는 사실이 스스로의 마음을 다독인다고.



누구에게나 운이 나쁜 순간이 찾아온다. 하지만 그 순간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말 그대로 순간이니까. 나 역시도 지금은 운이 좋다고 여기는 순간들 속에 운이 나빴다, 실패했다, 망했다,라고 말하는 순간들이 끼어 있다. 나에게 운이 좋았다,라고 말하는 친구들에게 나 역시도 그렇게 말한다. 순순히 그러네, 고개를 끄덕일 때도 있지만 네가 안 겪어봐서 그런 말 하는 거야,라고 부정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그들도 나의 일상을 겪어보진 않았을 테니, 피차 마찬가지다. 그저 남에게 보이는 그 좋은 운을 자신에게도 찾아보자는 거지. 분명히 있으니까. 그들도 남들이 볼 때는 분명 어느 순간 운이 좋은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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