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3_나만 창피한 거 아니죠?
_나만 사랑하는 너, 겨털
웬만해선 안으로 굽혀 몸을 숨기지 않고, 비죽이 튀어나오는 너의 꼿꼿함이 나는 좋다. 조금만 비치는 옷을 입어도 선연하게 드러나는 너의 거뭇함이 나는 부끄럽지 않다.
하지만 여름이 오면, 여름만 되면, 나는 너, 겨드랑이털들을 끙끙대며 밀고 뽑아야 한다.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너희들을 보게 되면 민망해하거나 경멸해 마지않을 타인들을 위해서.
여름, 제모의 계절이 돌아왔다. 아, 나는 정말, 내 털들이 사랑스러운데. 나 말고는 아무도 사랑해주지 않아서 그래서 괴롭다.